인터뷰┃천명훈 총장

올해 개교 63주년을 맞은 가톨릭관동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학사구조를 대대적으로 슬림화하고 교육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또 지역사회와의 상생 강화를 통해 대학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데 노력하고 있다.안팎으로 대학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지역대학이 겪고 있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도에서다.이 때문에 천명훈 총장은 평소 “과거 많은 대학이 다양한 전공을 만들어 양적 성장을 시도했다면,현재 대학은 과다한 전공을 융복합 개념으로 통합해 내실 있는 교육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지난 2015년 제2대 총장으로 임명돼 3년째 대학을 이끌고 있는 천 총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대학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학이 새롭게 도입한 FESTA 학기제는 무엇인가.

“올해부터 매 학기 시작과 함께 지식 축제형 학기제인 ‘FESTA형 학기제’를 운영할 생각이다.재학생들이 개강 첫 주 평소 접하지 못한 강의를 들으며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계발에 나서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학생에게는 학점이 부여되고 학부모와 지역주민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이 기간 동안 전공과목과 관련된 전문가 및 명사 특강을 비롯해 학부모와 함께하는 특강 등 135개 특별강좌가 운영된다.한마디로 학과간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진로설정을 위한 학과 및 전공소개(55개),학부모 강좌(4개),자격증 강좌(6개),산업트렌드 연계 전문가 강좌(70개) 등이다.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는 3D프린팅 모델링,빅데이터,IoT,드론,AI(인공지능) 관련 분야 특별강좌도 개설됐다.”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됐다.앞으로 계획은.

“시민들에게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그러나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학 정원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정원감축을 제외하고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등 정부 재정지원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문제는 정원감축 등 조직 슬림화 및 교육과정 선진화인데,이를 위해 학과계열 중심의 3대 계열별 혁신위원회를 총장 직속기구로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대학의 특장점이자 특성화 계열인 보건의료 및 공학,문화예술스포츠 계열을 중심으로 각각의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각 계열별 소속 학과의 교원들이 직접 참여해 구성원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학사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구조다.먼저 ‘보건의료계열 혁신위원회’는 부속병원인 국제성모병원과 가톨릭 인천교구의 보유 병원인 인천성모병원과의 협력으로 동서간 의료융합벨트를 구축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을 견인하게 된다.‘공학계열 혁신위원회’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강원도에서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지역산업을 이끌어갈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특히 강원권 전략산업인 해양 및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Eco 에너지 R&D를 통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상생발전하는데 힘을 모을 계획이다.‘문화예술스포츠계열 혁신위원회’는 강원 지역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문화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핵심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 인재를 양성한다.동계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올림픽 무브먼트 인재 양성 등이 그 것이다.”



대학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앞으로 대학 운영의 방향이 있다면.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사업단이 여럿 있다.각 사업단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유망한 신규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링크플러스(LINC+) 사업단은 과거 공학계열 중심의 산학협력에서 벗어나 산·학·관 및 지역 혁신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고 창업지원단은 지역의 건실한 업체를 발굴,육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학생들의 산업체 현장실습,인턴십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K-Move 사업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해외 언어연수,해외 인턴십,국제봉사,해외취업을 지원하고 있다.특히 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경기가 펼쳐진 경기장은 남북한 평화의 전당으로 유지,관리하는 한편 주민들을 위해 의미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학생들을 위한 학습 환경의 획기적인 개선도 대학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이다.최고의 대학은 ‘학생,학부모,동문,교직원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학’이라는 점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직접 농사를 지어 얻은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고 들었다.

“은퇴 후를 대비해 집 앞에 작은 밭을 마련했다.고구마도 키우고 블루베리도 키우고 여러 채소를 키우고 있다.지난해에는 고구마를 수확해 지인들에게 나눴는데,고맙게도 지인들이 우리 대학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해 줬다.그래서 붙은 별명이 ‘고구마 총장’이다.솔직히 민망한 기분도 든다.하지만 구성원 모두가 학교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각자 마음을 모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스승이 제자를 위해 장학금을 모아주고 격려하는 것은 대학의 오래된,아름다운 전통이기도 하다.총장으로서 솔선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총장 관사를 매각해 교비에 충당한 것도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기 위한 것이다.다시 한번 학생들을 위해 성원을 보내준 교직원 등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시민과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63주년을 맞은 가톨릭관동대는 지역 유지들이 사재를 털어 만든 대학이다.이같은 전통을 잊지 않고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특히 대학이 강릉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대학발전에 지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대학도 지역과 상생하고 교류하는데 앞장서겠다.방학동안 대학을 개방해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생각이다.어린이집 운영 계획도 갖고 있다.의과대학과 연계한 치매요양병원 설립을 검토중이다.지역이 있어야 대학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함께 발전하는데 노력하겠다.대학 구성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늘 학교가 어렵다고 말하며 협조만 구하는 것 같아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다.하지만 대학은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건실하게 내외의 도전에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교수들은 교육과 연구에 힘 써주고 직원들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학교 행정을 위해 더욱 분투해 주기를 바란다.대학 공동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 달라.”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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