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 강원대병원 수면센터 교수
▲ 이정희 강원대병원 수면센터 교수
불면증은 연령에 따라 증가하며 노인에서 흔히 부딪히는 문제이다.특히 노화 그 자체에 의한 것과 아울러 심리사회적 요인,건강 제반의 요인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즉,노인에서는 신체 질환과 정신 질환들이 공존함으로 불면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이로 인한 다중 약물 투여로 약물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초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누워있는 시간에서 실제로 잠을 자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이른바 수면효율은 90세 전후까지 연령에 따라 점차적인 감소를 보인다.수면의 구조에서 대부분의 연령에 따른 변화는 60세 전에 일어나며,서파 수면과 렘수면의 감소는 그후에 나타난다.또한 수면-각성 주기는 빛과 어둠의 환경 리듬에 의해 조절되는데,노인에서는 이 수면-각성 주기의 교란이 일어난다.이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조절하는 생체리듬 기능의 손실을 반영하며 백내장,황반 변성 등 시각 체계의 노화와 관련이 있다.즉,노화와 관련된 광수용체의 소실에 의해 빛의 입력의 감소를 일으키며 노인에서 빛의 노출에 감소하는 현상도 동시에 일어난다.

노인의 조기취침 및 조기기상 시간은 멜라토닌 분비 시간과 관련돼 있다.밤낮이 바뀌는 수면-각성 주기의 장애는 알츠하이머병 치매에서 특히 두드러지고,입소시설로 보내지는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생체리듬은 다양한 신경 조직 및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기억을 포함한 인지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일반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등도 취침-기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생체리듬 교란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노화와 관련된 기억력 감퇴를 늦추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면 노인에서 잠재적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발병하기 전의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수면 중재나 광치료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환경상의 빛 노출은 인지 및 정서 상태에 영향을 준다.밝은 빛은 생체리듬의 변화를 통해 인지기능의 향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치매 환자에서 불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빛치료의 효과는 임상적으로 이미 보고돼 왔다.

강원대학교병원 수면센터에서는 수면과 행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매환자와 그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가족들의 적극적 참여로 이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그 결과의 일부를 금년 미국수면학회에 이미 발표한 바 있다.이 연구에 참여를 원하는 치매환자와 가족이 있다면 불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정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여러 가지 임상 검사 및 빛치료를 받을 수 있다.최근에는 밝은 빛 외에도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신체 운동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향후 노인의 불면증 치료는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은 약물요법은 제한적으로 하고 인지행동치료,빛치료,운동요법 등의 비약물요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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