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벽’ 글자 중 ‘진’ 자 탈락
2017년 지진 충격 영향 추정
다른 암각자들도 손상 우려

▲ 17일 삼척 죽서루 절벽에 새겨진 암각자 ‘진주벽(眞珠壁)’에서 ‘진(眞)’자가 떨어져 나와 있다.
▲ 17일 삼척 죽서루 절벽에 새겨진 암각자 ‘진주벽(眞珠壁)’에서 ‘진(眞)’자가 떨어져 나와 있다.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재로 보물 제213호인 죽서루 내 암각자(巖刻字·바위에 새겨진 글씨)가 훼손돼 정비가 시급하다.

17일 죽서루 절벽에 새겨진 암각자 ‘진주벽(眞珠壁)’ 중 ‘진(眞)’자가 떨어져 있는게 육안으로 쉽게 확인된다.‘진’자와 함께 떨어져 나온 암석의 크기는 가로 30~35㎝,세로 45~50㎝ 안팎이다.두께는 10㎝ 안팎이다.

암각자가 훼손된 건 최근 향토사학자 김수문씨가 발견했다.김씨는 지난 2017년 11월 포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지진의 충격으로 인해 암각자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김씨는 “포항 지진 당시나 직후 떨어지지는 않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행히 난간을 받치는 기둥이 암각자 바로 앞에 있어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암각자 진주벽은 조선후기 문신으로 삼척부사를 지낸 이최중(李最中·1715~1784)이 새긴 것으로 알려졌다.전체 크기는 가로 119㎝,세로 49㎝이고,행초서체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새겨져 있다.

진주벽은 진주처럼 아름다운 절벽이라는 뜻이고,진주는 삼척의 옛 이름이어서 조선시대 삼척도호부 관아의 객사를 진주관이라 불렀다.죽서루와 오십천 절벽에 새겨진 암각자는 지난 2012년 처음 발견됐고,이후 2014~

2015년 가톨릭관동대학교 박물관이 전면 조사를 통해 212건의 암각자를 찾았다.

죽서루 절벽은 재질이 크게 다르지 않아 또 다른 암각자의 피해도 우려된다.김씨는 “진주벽은 애초에 금이 가 있었다”며 “찾아보면 다른 암각자도 손상이 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 kimpr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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