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화가’ 박수근 따뜻한 발자취, 고향땅 양구에 남다
1990년 박수근 미술관 뒤 좌상
연필 들고 있는 노년 모습 동상
안경 쓴 모습 ‘젊은 박수근’ 눈길
동상마다 미술도구 함께 자리
그의 고향인 양구에 들어서면 지역 곳곳에 세워진 동상을 통해 박수근 화백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박수근미술관 뒤편에는 1990년 설립된 박수근 선생의 동상이 있다.춘천의 대표 조각가인 이길종 전 춘천교대 명예교수가 만든 이 동상은 무릎을 앞에 모아 팔로 감싸 앉은채 앞을 바라보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모습을 형상화했다.동상에 새겨진 깊은 눈빛은,세상을 바라보며 화폭에 담아냈을 그의 정신처럼 30여년이 지난 세월에도 비범함이 느껴진다.특히 이 동상 옆에는 연필과 스케치북이 함께 조각돼 있는데 한 때 이걸 만지면 ‘자녀성적이 오른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양구군보건소 앞에 홍영표 조각가의 ‘젊은 박수근’ 동상이 세워졌다.뿔테 안경을 쓰고 가방과 캔버스를 양 손에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서 있는 이 동상은 그의 젊은 시절 무엇을 보고 상상하며 그림을 채워 나갔을지,보는사람으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모든 동상마다 공통점은 언제나 그의 손 옆에는 스케치북과 연필,붓 등 미술도구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동상들은 한평생 미술을 위해,그림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왔던 박수근 화백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박수근 화백(1914~1965)은 양구출신으로 양구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화가의 길을 걸었다.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으로 데뷔한 뒤 ‘빨래터’ 등 20세기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1980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1999년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으로 선정됐다. 김호석 kimhs86@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