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연
산목련 둥지에서 알을 낳던 작은새
노오란 주둥이 짭짭 벌리던 새끼 입에
딱새 어미 물어 나르던 애벌레를 훔쳐보았다
석동 한나절 다녀온 틈에
막둥이까지 데리고 날아갔다
빈 둥지만 보고 있어도 새소리가 난다
큰골은 새소리가 물소리보다 크다
새는 나 대신 울어서 찔레꽃은 산이고
아무리 찔레가 피었다고 소문을 내도
우체통에 쌓이는 건 편지 아닌 지 오래다
찔레꽃 둔덕에 휘어지게 걸어 두고
바람도 잡아다 문살에 숨기고 다시 한 번
찔레가 피었다고 달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