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조 화천군행정동우회장

북한강 수계를 이용한 최초의 화천댐은 수로식 수력발전소로,수도권지역의 용수공급과 홍수조절을 담당하고 연간 3억2600만㎾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일제 강점기 1944년 건설된 화천댐은 저수량 10억t에 이르는 인공호수다.댐 건설당시 호수모양이 하루에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대붕을 닮았다고 해서 한때 대붕호로 불렸다고 한다.6·25 전쟁 화천전투에서 당시 한미연합군에 중공군은 최소한 2만5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이 전투 이후 화천저수지가 ‘파로호(破虜湖)’로 불리게 됐다.이승만 대통령이 ‘오랑캐를 대파한 호수’라는 뜻으로 화천저수지를 ‘파로호’라 이름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한·중관계 등을 감안하고 최근 조성된 평화분위기와 임시정부 100돌을 맞아 정부가 냉전의 상징인 파로호 명칭을 대붕호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부에서는 파로호에 남아있는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는 것은 한·중 친선은 물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우선 파로호부터 본래의 이름인 대붕호로 바꾸는 일에 그 단초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붕호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대명제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대붕과 마찬가지로 일본잔재가 남아있는 명칭이라고 생각한다.부정하고 싶지만 슬픈 역사도 역사이고 부끄러운 역사도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기고 잘못된 역사도 내일을 가르치는데 초석이 된다고 생각한다.지금의 시점에서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는 것은 옳은 처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그것이 먼저 간 숭고한 생명에 대한 예의이고 역사에 대한 책임일 것이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이야기한 영국 전 총리 윈스턴 처칠경의 생각이 났다.

파로호 명칭도 6·25전쟁때 중공군을 격파해 붙여진 이름으로 슬픈 역사이지만 간직해야 할 명칭이라고 생각한다.최근 화천지역에 근무하는 병사가 국방일보에 게재한 기고문에 의하면 내가 지키고 있는 지역의 역사에 대해 더 빨리 알았으면 지금까지 한 훈련들이 더 의미있고 배울 것이 많았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왜 우리가 파로호 명칭 변경 때문에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가.혹시 정부가 파로호 명칭 변경으로 파로호 전투에 대한 역사를 묻어버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만약 중국정부의 파로호 명칭 변경에 대한 공식요청이 있어도 이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이것은 우리의 역사이니까.그래서 정부의 파로호 명칭 변경은 철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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