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의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어제(2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만난 이후 8년만이다.지난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시동이 걸린 한반도 주변국 정상외교 릴레이가 이어진 것인데,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작금 남북한을 둘러싸고 중국과 러시아,미국과 일본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지난해 4월 이후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과 평양에서 3차례 열렸다.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북미 정상회담도 2018년 6월 싱가포르,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다.북한은 한미 정상과 만나는 과정에서 4차례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최대 우군 중국을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사면초가의 북한으로서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기대를 걸었던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새 동력이 필요하게 됐다.시간을 끌수록 급해지게 된 북한의 입지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동력이 됐다고도 한다.새로운 우군이 필요한 북한,한반도 문제에 발언권을 갖고 싶은 러시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정상회담 장소가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을 지배하라’라는 뜻이라고 한다.이름 그대로 러시아 동진(東進)전략 거점이다.동해 연안 최대항구도시이자 러시아 극동함대사령부가 있는 군사요충이다.모스크바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철도의 종점이기도하다.그러나 반대쪽에서 보면 이곳을 통과해야 러시아 대륙과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다.

한때 속초와 중국 훈춘~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뱃길이 오갔고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곳이다.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접속되는 지점이다.한반도와 중러 접경에 위치해 있고,그만큼 가능성과 잠재력이 큰곳이기도 하다.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이번 북러정상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정세 변화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지켜보게 된다.

김상수 논설실장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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