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참담하다”…정신적 고통 호소에 찰과상 사진도
한국당 “최소 의원 5명 부상”…갈비뼈 골절에 119에 실려가기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밤샘 난투는 ‘동물 국회’라는 오명과 함께 적잖은 부상자를 낳았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5분께 시작돼 이날 오전 4시께 끝난 국회 곳곳에서의 물리적 충돌로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육탄전으로 크게 다치거나 병원을 찾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허리와 목 등에 통증을 느끼고 타박상 등을 입은 의원들이 일부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상처가 난 손을 들어 보이며 “작은 상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손이 약간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며 “회의장에 들어가자고 하니 (한국당이) ‘X신, 쓰레기, 나가 죽어’라는 말을 쏟아냈다. 전부 폭행과 상해, 모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국회 충돌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 멍이 있는 맨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의원은 “참담하다. 오늘 처참히 짓밟힌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 권위와 국민의 자존심이었다”며 “못난 내 발, 오늘 유난히 더 못났다”는 글을 덧붙였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페이스북에 땀에 젖은 얼굴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담긴 구겨진 봉투 사진을 올렸다.

박 의원은 “땀 범벅이 되어 누더기가 된 공수처 법안”이라고 소개하면서 “국회 의정실(의안과)을 무단점거한 한국당을 뚫기 위해 법안을 배에 품었지만…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민주당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로 “결국 사개특위 의결은 무산되고 새벽 4시 30분, 정회 후 의원실로 왔다”며 “잠시 소파에서 눈 붙이고 다시 새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지난 2016년 말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철야 농성할 때도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은 없었다”며 “원시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과의 충돌로 자당 의원 최소 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민주당의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한 대열에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오전 2시께 고통을 호소하며 119 구급대에 실려 갔다. 김 의원은 갈비뼈가 부러져 현재 입원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도 ‘밀고 당기기’ 도중 바닥에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해 후송됐다. 그는 페이스북에 “격렬한 몸싸움 중 부상을 입긴 했지만 깁스 후 곧바로 복귀해 투쟁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최연혜 의원은 충돌 과정에서 목을 다쳤다. 최 의원은 국회 의무실에 가서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현장에 복귀했다. 최 의원 측은 “몸싸움 도중 복부도 가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철규 의원은 갈비뼈 골절로 진료를 받았고, 대치 상황에서 등장한 속칭 ‘빠루’(노루발못뽑이)로 인해 보좌진 여럿이 다쳤다고 한국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5명 넘게 부상했다”며 향후 법적 대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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