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긴급 사장단 회의서 성과 공유…“급한 불 끄는 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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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일본 출장 중에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목한 3개 소재의 ‘긴급 물량’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들 3개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 등이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경영진을 소집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이런 ‘출장 성과’를 공유했다고 한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경로를 통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량과 함께 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삼성전자가 3개 핵심 소재에 대해 숨통이 다소나마 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필요한 핵심 소재를 확보해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확보한 물량이 현지 소재 생산업체들로부터의 직접 수입 형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 규제를 직접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일본 소재 생산업체의 해외공장 물량을 우회 수입하는 데 합의를 봤거나 다른 조달처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추측인 셈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도쿄(東京)에 머물면서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해당 소재의 우회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3개 소재의 물량을 일부 확보하는 데 성과를 냄에 따라 정부 관계부처 등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했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더욱이 최근 한일 양국간 갈등 양상으로 미뤄 일본의 수입 통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이 부회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이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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