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005∼2015년 통계 분석…같은기간 무역흑자는 357조
글로벌 가치사슬 복잡해져 對한국 부가가치 기준 무역흑자 급감

▲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은 채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은 채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일본이 최근 11년간 무역을 통해 한국에서 거둔 부가가치 흑자가 총 1천352억 달러(약 159조원·이하 현재 환율 기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큰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TiVA, Trade in Value Added)를 보면 2005∼2015년 일본이 한국에 거둔 TiVA 기준 무역흑자는 1천352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총 무역흑자는 3천32억 달러(약 357조원)였다.

TiVA 기준 무역 통계란 수입품의 통관 기준 가격으로 포착하는 기존 무역통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간재 가격 등을 제거해 수출국에서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했나를 보여주는 통계다. OECD가 매년 산출한다.

일본이 중국에서 1달러어치 쌀을 수입해 사케를 제조한 후, 한국에 총 10달러에 수출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기존 무역통계로는 일본이 10달러 흑자를 봤다고 본다. 하지만 TiVA 기준으로는 중국산 중간재 가격을 제외한 9달러를 흑자로 계산한다. 일본이 생산해 손에 쥔 부가가치가 9달러란 의미다.

기업 간 거래로 치자면 기존 무역통계는 ‘매출’, TiVA 기준은 제3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 개념과 비슷한 성격이다.

결국 11년 동안 한국과 일본이 교역하면서 한국 땅에서 빠져나간 357조원 가운데 159조원이 일본 땅에 남았다는 이야기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5∼2015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과 수입 총액은 각각 6천910억 달러(약 815조원), 3천878억 달러(약 457조원)였다.

같은 기간 TiVA 기준으로는 수출은 3천876만 달러(약 457조원), 수입 2천525억 달러(약 298조원)였다.

일본의 대한국 무역 흑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TiVA 기준 흑자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05년 273억 달러(약 32조원)였던 일본의 무역 흑자는 2015년 157억 달러(약 19조원)로 58%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TiVA 기준 흑자는 140억 달러(약 17조원)에서 39억달러(약 5조원)로 28% 주준으로 줄었다.

이렇게 TiVA 기준이 더 빨리 감소한 이유로는 글로벌 가치사슬(밸류 체인)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제품의 설계와 원재료 조달, 생산, 판매 등 과정이 단일 국가가 아닌 전 세계 다수 국가로 퍼지며 형성되는 연쇄적인 분업체계를 말한다. 21세기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설계한 후 러시아에서 원재료를 조달해 일본에서 중간재로 가공한 뒤 중국에서 최종 조립해 미국에서 최종 소비하는 것이 그 예다.

TiVA 기준 흑자가 더 빨리 감소했다는 것은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그 이전 사슬 단계에서 그만큼 더 많은 국가가 참여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규제한 대 한국 수출 품목이 제3국의 중간재를 많이 사용한 품목이라면 가치사슬이 끊기게 돼 제3국 중간재의 일본 수출길이 막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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