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리 두번째 시집 내일 출판회
지난해 실명 위기 극복 60편 엮어


까칠한 소금의 질감과 바다향기로 가득찬 시집이 나왔다.동해 출신 이애리 시인의 두번째 시집 ‘동해 소금길’이다.

사근진,순긋바다,묵호항,남애리항…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진 강원도 바닷가 마을과 그 뒤로 넘어가는 고갯길 얘기들이 60편의 시로 4부에 걸쳐 실려 있다.표제작 ‘동해 소금길’은 편지 형식의 이야기체 문장과 동화적 시어가 독특한 24연의 장시다.시에 따르면 동해 소금길은 “소금짐을 머리에 이고 지게에 지고 백두대간 고갯길 넘나들었던 옛 선조들의 애환과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정선과 영월 등 내륙까지 험한 산맥을 넘어가는 동해안 바닷가 소금의 여정을 상상하게 한다.동해안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짭쪼름하게 먹는 참지누아리 등의 소재가 시집의 짠 맛을 더한다.

이 시인은 지난 해 작업 도중 갑작스레 찾아든 실명 위기를 극복하며 이번 시집을 냈다.2011년 첫 시집 ‘하슬라역’ 이후 8년만이다.1달 가량 앞을 볼 수 없었던 시인은 휴대폰에 시를 녹음해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어렵게 작업을 이어갔다고 한다.그는 “시집의 가장 큰 독자는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앞을 볼 수 없던 눈먼 시절에도 시는 입덧하며 소금꽃으로 피어 ‘동해 소금길’이 태어났다”고 밝혔다.시집 출판회는 27일 동해 뉴동해관광호텔에서 정연수 시인 사회로 진행된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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