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미술·음악에 담긴 ‘약’ 이야기
결핵 투병 소설가 김유정 보양식 등

▲ 허문영 작 예술 속의 파르마콘
▲ 허문영 작 예술 속의 파르마콘
세계문학 명작과 미술,음악 속에서 약과 독의 세계를 탐닉한다.

시인이자 강원대 약학대 교수로 재직 중인 허문영 작가가 ‘예술 속의 파르마콘’을 펴냈다.‘파르마콘(pharmakon)’은 그리스어로 ‘약(drug)’,‘독(poison)’이라는 뜻이다.책은 문학 44편,미술 43편,음악 43편을 통해 약과 독의 이야기를 찾아간다.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보며 고흐가 복용했던 디기탈리스나 압생트 이야기를 풀고,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박사가 먹었던 ‘젊어지는 약’ 등을 소개한다.

특히 소설가 김유정의 마지막 편지 ‘필승전’에 대해 기록한 부분이 인상적이다.25세 때 결핵에 걸리는 등 유난히 허약체질이었던 김유정은 보양식에 관심이 많았다.1937년 친구 안회남에게 보낸 편지에서 김유정은 “그 돈이 되면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그리고 땅꾼을 들여 구렁이를 심여 뭇 먹어보겠다.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고 했다.폐결핵 3기에 병색이 심해지자 아편까지 사용했던 그는 뱀술과 소고환 등을 약 삼아 먹었다고 한다.

허문영 작가는 “융합인문학적 관점에서 ‘파르마콘(약과 독)’을 소개하고 싶었다.약학 전공자는 약의 문화가 투영된 명작을 접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일반인은 명작 속에 스며든 약 문화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원대 종합약학연구소장과 약학대학장 등을 지낸 허 작가는 시집 ‘고슴도치 사랑’,‘물 속의 거울’,‘왕버들나무 고아원’,시선집 ‘시의 감옥에 갇히다’,에세이집 ‘네 곁에 내가 있다’,‘생명을 문화로 읽다’,교양서 ‘예술 속의 약학’ 등을 펴냈다.도서출판 달아실.3만원.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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