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보존이냐?이 상반되는 두 개의 가치가 도처에서 충돌하고 있다.개발을 통해 새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쪽과 보존하는 것이 더 낫다는 논리가 맞서는 것이다.이런 갈등은 작은 마을단위에서 혹은 좀 더 큰 지역단위에서,나아가서는 국가단위에서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그 이름만으로도 한가로운 휴양지가 떠오르는 하와이에서도 이런 문제로 시끄럽다고 한다.

하와이는 북태평양에 위치한 미국의 50번째 주로 주도(州都)는 호놀룰루다.주도가 있는 오하우와 니하우,카우아이,몰로카이,라나이,마우이,카호올레워,하와이 등 8개의 큰 섬과 100여개가 넘는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는 제도(諸島)인 것이다.그런데 하와이주정부가 해발 4214m의 최고봉 마우나케아 산에 세계 최대의 천체망원경 건립을 추진한 것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이곳에 14억 달러(한화 1조6000억 원)가 소요되는 세계 최대의 천체망원경 ‘서티미터 텔레스코프(Thirty Meter Telescope·TMT)’건립이 추진된 것은 10여 년 전의 일이다.직경 30m의 이 망원경으로 130억년 이전의 우주까지 관측해 우주의 신비에 한걸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이곳은 지대가 높고 1년 내내 맑은 날이 많으며,빛 공해가 적은 적지라고 한다.

그러나 이곳은 원주민들이 성지(聖地)로 생각하는 곳이다.존경하는 원로들이 묻힌 곳인데다 천국으로 가는 통로로 생각할 만큼 신성시하는 곳으로 망원경 설치를 위해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다.2014년 이미 공사에 착수했으나 이런 이유 때문에 1년여 만에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휴지기를 거쳐 지난 7월 공사를 재개하면서 원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말았다.

주정부는 통행을 차단 공사 장비를 운송하려하자 원주민과 환경단체 회원 2000여명이 저지시위에 나선 것이다.이런 일은 규모만 다를 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다.원주민들은 지금 저항하지 않으면 원주민의 존재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한다.우주의 신비를 보는 일과 하와이의 신비를 지키는 것이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하와이의 평화가 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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