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게 낫다”는 말에 1천950명 자수…대상자는 1천914명

'스트롱맨'(철권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모범수 감형법으로 조기 석방된 흉악범들에게 기한 안에 자수하지 않으면 죽이는 게 낫다고 위협하자 대상자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흉악범이 아니라서 가석방됐거나 사면받은 사람도 상당수가 겁을 먹고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자수자들의 신원과 풀려났던 흉악범 명단을 정밀하게 대조하기로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도피자로 간주해 산 채로 또는 죽은 채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현상금으로 1인당 100만 페소(약 2천300만원)를 걸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자수자가 지난 17일 오전까지 692명으로 집계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같은 날 밤 "죽은 채로 체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고 위협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경찰도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1997년 필리핀 세부주(州)에서 발생한 치옹씨 자매 납치, 강간,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조기 석방됐던 2명이 18일 밤 전격 자수하는 등 자수행렬이 이어졌다.

마크 페레테 필리핀 법무부 대변인은 20일 "어제 자정까지 교정국에 자수한 사람이 모두 1천950명으로 집계됐다"면서 "이는 교정국이 모범수 감형법으로 석방한 흉악범 1천914명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페레테 대변인은 또 "40명은 이미 사면됐거나 가석방된 사람들로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찰에 명단 대조작업이 끝날 때까지 미자수자 체포 작전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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