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2곳 피격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엄포까지 놨지만 사우디 방어 강화와 대(對) 이란 제재 등 대응책을 내놓으며 물리적 충돌을 일단 피하려는 쪽으로 기조를 잡았다.

미국은 사우디 피격 후 예멘 반군의 자처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판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전 완료됐다’(locked and loaded)는 강한 표현까지 썼지만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접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트럼프가 이제 이란 공습 대신 사우디 방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행정부가 군사 공격을 배제하고 있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이 아닌 방어 범주 내에 남아 있는데 만족하는 것 같다는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사우디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에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을 취할지를 저울질해 왔고, 참모 사이에서도 엇갈린 조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보좌관과 측근들이 신속한 군사보복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내년 미국 대선 준비 국면에서 또다른 중동 전쟁에 개입하는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꺼림칙함, 미사일이 미국이 아닌 사우디를 타격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 회의가 개최됐고, 이후 미국은 군사적으로 사우디 방어 강화, 경제적으로 이란 제재 강화를 골자로 한 대응안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회의 전 공습, 사이버 공격, 사우디 지원 강화 등 옵션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단 사우디의 방공망 강화를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장비를 추가로 배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는 이란 혁명수비대나 테러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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