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산 관광재개 기원 플래카드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 도로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원하는 플레카드가 걸려 있다. 2019.10.23     h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 도로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원하는 플레카드가 걸려 있다. 2019.10.2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금강산관광의 길목인 강원 고성지역 주민들은 당황스럽다는 표정이다.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는 것’은 금강산관광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강산관광 재개를 기다려온 고성지역 주민들은 김정은 위원장 발언의 의도 파악과 함께 북한이 과연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는 조처를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경일 고성군수는 “북한이 남측 시설들을 들어낼 수 있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실행에 옮겨진다면 금강산관광 재개를 기다려온 고성군민들에게는 실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과 연계된 사업들을 꾸준히 추진해 왔는데 이런 소식을 접해 당황스럽다”며 “고성주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일들이 이어지는데 대해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금강산관광이 재개에 대한 고성주민의 기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비슷한 일들이 되풀이되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무덤덤하기도 하다”며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관광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여서 지역주민들이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 문제를 풀지 못하는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의 한 주민은 “금강산관광이 재개 되기를 기다려 왔는데 주변 상황은 주민들의 기대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관광 재개를 기다리는데도 이젠 지쳐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금강산관광 재개 기대가 물거품이 됐던 적이 그동안 한두 번이 아니었던 만큼 이번에도 하나의 과정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남북관계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두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50대 여성 관광객 피격 사망 이후 중단됐으며, 고성지역 경제 피해만 3천8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강원지역 민간·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금강산관광재개범도민운동본부를 결성하고 1천만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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