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한시 개점 노브랜드 두 얼굴]
춘천점
석사동 80평 가맹점 형태
첫날부터 시장잠식력 과시
대량구매 손님들로 북적
삼척점
중앙시장 활성화 목표로
지자체-기업 전국 첫 협업
야채·과일은 판매 않기로


■ 춘천,상생 플랜없이 개점 강행

지역 상인들과 시민단체가 유통재벌의 골목상권 침범이라고 비판해왔던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춘천점이 24일 석사동에 문을 열었다.262.9㎡(약 80평) 규모의 매장이 개점하자마자 카트를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계산 대기줄만 십수명에 달했다.3만원 이상 구매시 장바구니를 증정하고 농축산물과 각종 공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첫날부터 지역상권 잠식 능력을 과시했다.

전용 주차장이 없어 대량 구매고객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만원 이상 구매시 공영주차장 쿠폰을 제공,양손 가득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았다.인근 동네슈퍼에서 30개입 1만

2000원에 판매하는 3겹 화장지를 36개입 1만980원에 판매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SNS에서 인기있는 닭꼬치 제품은 젊은 손님들이 앞다퉈 사갔다.춘천점은 농축산물 등 1차 상품을 취급하고 PB 제품은 70% 수준에 그쳐 소상공인들이 반발이 거세다.춘천 이마트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는 다음주 이마트,가맹사업자인 헤세드리테일과의 협상에서 농축산물 판매 중지와 PB 상품 비율을 90%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300m 떨어진 거리에서 소형마트를 운영하는 이홍제(58)씨는 “노브랜드가 계란 한판을 1000원 이상 싸게 파는데 공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현장에서 만난 전정희 춘천 이마트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나들가게와 중소슈퍼들이 이를 의식해 무리하게 가격을 낮춘다면 결국 경영부담으로 시장에서 내몰릴 것이 뻔하다”며 “규제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정부나 자치단체는 법 타령으로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삼척,상생스토어 개점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 모델’로 제시된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24일 삼척 중앙시장에 문을 열었다.

매장은 도와 삼척시 등 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인 이마트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손을 잡은 사례여서 의미를 더한다.

삼척시가 탄광 산업 쇠퇴와 소비 패턴 변화로 550여개 매장 중 167개가 20여년간 비어있을 만큼 침체된 중앙시장을 살리기 위해 활성화에 나서는 과정에서 강원도를 통해 이마트 상생스토어를 접하게 됐다.이후 삼척시와 시장상인회는 경북 구미,충남 당진,경기 안성에 이미 자리 잡은 상생스토어를 직접 찾아본 뒤 이마트와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20여년간 비어 있던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312㎡(약95평) 규모로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야채나 과일은 팔지 않는다.

젊은 층을 유치하기 위해 상생스토어 옆에 125㎡(약38평) 규모의 ‘&라운지’를 마련했다.시장 2∼3층에는 청년몰도 들어선다.

삼척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내 다른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매월 2·4주 수요일에는 영업하는 대신 1·3주 수요일에 쉬도록 의무휴업일을 변경했다.

정종광 삼척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을 통해 삼척 중앙시장을 삼척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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