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양공동선언 정신살려 재개위해 노력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측시설 철거’라는 폭탄 발언으로 남북협력의 상징이자 강원도의 대표적인 남북교류사업인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내 해금강호텔과 문화회관 등의 시설을 둘러보고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수 없고 격리병동처럼 남루해 보기만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며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3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이라며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된 것은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질타했습니다.자신의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합의해 시작된 사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기대하고 있는 고성지역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지난 21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범도민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1000만 서명운동에 나선 도내 사회단체들도 얼음물을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김 위원장이 ‘남측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은 지난해 9·19 평양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척되지 않자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해석됩니다.“금강산관광사업을 남쪽을 내세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이 사업을 단독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비치면서도 “남측시설 철거는 남측의 관계부문과 협의해서”라고 단서를 달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입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관광특구의 토지를 50년간 쓸 수 있는 토지이용권을 갖고 있고 시설은 남측의 자산임을 잘 알고 있는 김 위원장이 ‘남측시설 철거’라는 초강수를 둔것은 지지부진한 북·미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압박으로도 도 볼 수 있습니다.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한 후 대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해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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