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시내버스 노선개편]2. 교통약자 배려없는 개편
학곡리 지역 배차 80% 줄어
굴지리, 1시간 걸어야 탑승
안내도우미 사전준비 부족

[강원도민일보 오세현 기자]2.교통약자 배려 없는 개편

시내버스 노선개편으로 가장 큰 불편을 겪는 시민들은 외곽지역 주민들과 학생들이다.시내버스 외에는 이동방법이 없는 교통 약자들이다.시는 마을노선과 시내노선으로 기존 노선을 구분하면서 외곽지역 노선을 대폭 줄였다.대표적인 사례가 학곡리다.지난해 12월 기준 학곡리를 시,종착역으로 한 노선의 편도 운행횟수는 216회다.하지만 개편 후 47회로 축소,80% 가까이 줄었다.시는 교통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학곡리 수요가 많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인근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예상보다 컸다.

홍천과 인접해 있는 주민들도 큰 불편을 겪긴 마찬가지다.홍천 북방면 굴지리 주민들의 경우 기존에는 굴지리까지 버스가 운행했지만 개편 후 조양리에서 하차,도보로 1시간이 넘는 마을까지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장홍순(60)씨는 “부모님이 굴지리까지 1시간30분 넘게 걸어갔다는 소리를 듣고 기가 막혔다”며 “누구를 위한 개편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더욱이 마을버스는 25인승으로 짐을 든 어르신들을 수용하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 장애인들은 아예 승차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시가 노선을 개편할 때 수익과 비수익 노선 구분을 최우선에 두면서 일어난 사태라고 지적했다.이상민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은 “수익,비수익 노선 분리에 초점을 두고 시민 편의를 위한 홍보,공론화 과정은 부족했다”며 “기존 노선이 50여 년 간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것인데 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시내버스 개편 TF팀의 한 위원은 “시내노선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정비할 수 있을지가 화두였고 시내노선만 의제로 논의했다”고 했다.

안내도우미들의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 역시 혼란을 키웠다.시는 개편된 시내버스 노선을 안내 할 도우미 183명을 채용했지만 첫 교육은 개편 적용 일주일 전인 지난달 7일에야 이뤄졌다.11월11일 한 차례 교육이 추가 진행됐지만 56년만에 이뤄진 노선개편을 모두 숙지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교육내용 역시 안내책자 배부 및 설명이 전부였다.시내버스 개편 TF팀 위원은 “노선개편에 대한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고 안내를 해야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데 시민들이 질문을 하면 그때 안내책자를 펼쳐 허둥지둥거리니 혼란만 부추겼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위원은 “올 봄에 개편 윤곽이 나왔음에도 가을,초겨울이 될 때까지 시민들이 이해를 못하고 있으니 문제”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노선개편에 대해 시민 의견을 꾸준히 수렴,내년 1월1일 개편안에 반영하겠다”며 “부서 입장에서는 인력 3명으로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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