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OFF]강원대표 아미가 안내하는 방탄투어
아티스트 자취따라 여행 인기
주문진 향호해변·바다부채길
두번째 스페셜앨범 재킷 배경
달력 촬영 강촌폐역사도 코스

 

▲ 강릉 주문진 방탄소년단 버스정류장에서 촬영된 멤버 단체사진.
▲ 강릉 주문진 방탄소년단 버스정류장에서 촬영된 멤버 단체사진.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강원도는 ‘방탄소년단 멤버가 없는 지역’.강원도 아미(ARMY·팬클럽 명칭)들은 서럽다.도 연고를 굳이 찾자면 리더 RM이 강릉 김씨라는 점 정도…그리고 방탄투어 여행지들이 있다.

올해도 그룹 방탄소년단의 해였다.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빌보드뮤직어워드와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본상 격인 톱·듀오그룹 부문을 석권했고,국내 연말 음악시상식의 포문을 연 2019멜론뮤직어워드에서 4대 대상을 포함한 8관왕을 차지했다.이들의 영향력을 타고 부산과 광주,대구,일산 등 멤버들의 고향에서는 ‘방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서울에서 내년 1월까지 운영되는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House of BTS’가 국내 ‘방탄투어’로도 이어지고 있다.팝업스토어 방문객들은 내친김에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명소들을 검색,도내 뮤직비디오나 화보 촬영지,멤버 방문 이후 유명세를 탄 곳들에도 국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탄투어 1위,주문진 ‘버스정류장’

▲ 강릉 주문진 방탄소년단 버스정류장
▲ 강릉 주문진 방탄소년단 버스정류장


봄 햇살을 받으며 7명의 소년이 오밀조밀 부대껴 앉아있다.푸르게 반짝이는 바다와 낡았지만 정겨운 버스정류장.강릉 주문진 향호해변에 있는 이 버스정류장이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팬들이 왜 이곳을 가장 좋아하는 방탄투어 장소로 꼽는지에 대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편견에 맞서겠다는 당찬 포부로 2013년 출발한 방탄소년단은 시간이 흐르면서 공감과 위로,희망으로 메시지의 흐름을 바꿨다.이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건네기 시작한 통로가 2017년 2월 발매된 ‘You Never Walk Alone’,강릉의 푸른 바닷가를 재킷 배경으로 선택한 바로 그 앨범이다.두번째 스페셜 앨범이자 전작 ‘윙즈(WINGS)’ 앨범의 외전 격인 이 앨범에 대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윙즈가 청춘과 성장에 대한 서사였다면,외전은 이 시대 아픈 청춘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라고 설명하고 있다.이 앨범에 수록된 공전의 히트곡 ‘봄날’ 뮤직비디오 속에도 강릉의 푸르름이 돋보인다.멤버 지민이 하얀 백사장과 파도를 배경으로 걸으면서 서정성을 배가시키는 장면이다.이런 의미 덕에 팬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가 됐다.실제로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홍보 8개 외국어 사이트를 통해 137개국 외국인 2만22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탄소년단을 따라 가고싶은 한국의 명소’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향호해변에는 ‘청춘은 여행의 시작이다’라는 문구가 조형물로 크게 꽂혀 있다.그래서 ‘청시행 비치’로도 불린다.

앨범 재킷 촬영을 위해 설치했던 정류장은 이후 철거됐었지만 문의와 방문이 잇따르자 지난 해 강릉시가 포토존 성격으로 따로 제작,백사장에 다시 등장했다.강릉에서는 이미 지역의 명소가 된 바다부채길도 방탄투어 장소의 하나로 꼽힌다.리더 RM이 방문해 사진을 남긴 덕분이다.

 

 

 

 

 

 

 

#미술관부터 폐역사까지

▲ 뮤지엄 산을 방문한 RM.  공식트위터제공
▲ 뮤지엄 산을 방문한 RM. 공식트위터제공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최근 미술계에서도 주목하는 인사가 됐다.현대미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안목을 드러내면서 미술계가 뜻밖의 홍보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국내외 미술관과 전시회 방문 기록을 SNS를 통해 종종 남기는 그는 최근 권대섭 도예가의 달항아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해 해당 작가와 작품이 관심 받기도 했다.그런 RM이 다녀간 도내 미술관은 어디일까.지난 8월 휴가기간에 다녀간 원주의 뮤지엄 산이 대표적이다.미술관 야외공간과 김환기 작가의 작품 앞에서 찍은 사진을 산 모양의 이모티콘과 함께 남겼고,뮤지엄 산이라는 사실이 팬들에 의해 밝혀지면서 화제가 됐다.지난 2018년에는 춘천의 권진규미술관에 다녀간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이후 그를 따라 춘천을 한바퀴 도는 관광코스를 짜는 팬들도 늘었다.방탄소년단의 ‘찐팬’들이라면 춘천의 강촌폐역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2017년 시즌그리팅(연말연시에 달력,다이어리,포스터 등 굿즈를 세트로 판매하는 상품)이 촬영된 장소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2017년 시즌그리팅 촬영한 강촌폐역사
▲ 2017년 시즌그리팅 촬영한 강촌폐역사

글로벌 뮤지션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2016년 촬영한 사진에는 그래피티로 가득 채워진 강촌 폐역사를 배경으로 캐주얼 차림을 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춘천에서는 이외에도 소양강댐,신북읍의 유명 카페 등에서 멤버들이 찍은 사진도 화제가 되면서 방탄투어 코스 중 하나가 됐다.방탄소년단의 방문 장소가 앞으로 더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멤버들을 우연히 마주친다 해도 개인 시간을 방해하지 말자는 것이 ‘아미’들의 철칙.직접 만나지 못해도,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방탄소년단이 건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되새길 수 있다는 점이 ‘방탄투어’의 가장 큰 매력이다.“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소우주’ 중)”,“멈춰서도 괜찮아,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없어(‘낙원’ 중)”…힘을 주는 예쁜 노랫말 흥얼거리며 떠나볼만하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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