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 뒤져 1000만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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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 주변에서 발견된 돌에 새겨진 거리 표시.1.4km에 떨어진 지점에 유언장과 현금 1030만원이 들어 있는 전대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영월/방기준
 강변에서 엽기에 가까운 자살을 한 50대 여성이 보물찾기식 유언을 남겨 경찰이 한 때 강바닥을 온통 헤집는 소동을 벌인 끝에 1000여만원을 찾아 유족들에게 돌려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영월경찰서는 지난18일 오후 영월군 하동면 예밀리 옥동천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타버린 사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사체 주변에는 농약병과 기름통, 폭발한 부탄가스통 등이 발견돼 음독 후 스스로 불을 질러 자살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경찰을 당혹케한 것은 사체의 신원확인보다는 사체로부터 11m쯤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사망자 소유 추정의 전대.
 이 전대속에 들어 있는 수첩에서는 "험한 꼴로 보여지고 싶지 않고 가루되어 소멸되고 싶습니다" 등의 유서 형식 글귀와 함께 "강 건너 산을 동으로 하고 약간 우측으로 비스듬이 하여 큰 돌에서 1.4킬로미터에서 좌측으로 약 1미터 간격으로 돌에 + + + + 앞 검은 돌 3개 매직으로 싸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경찰은 현장 주변을 샅샅이 뒤진 결과 어른 머리 크기만한 큰 돌 위에 '+'라고 표시된 돌을 발견하고 다시 10여m쯤 떨어진 곳의 작은 돌위에 '+'라고 표시된 돌 밑에 있는 검은색 비닐 속에서 10만원권 수표 19장과 750만원권 1장, 현금 90만원 등 모두 1030만원을 찾았다.
 경찰은 수표 추적을 통해 정모(51·경기도 과천시)씨라는 사체 신원 확인과 함께 이 돈이 정 씨 언니의 전세금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20일 유족에게 사체 인도와 함께 돈을 돌려줬다.
 영월경찰서 이관석수사과장은 "처음 접하는 보물찾기식의 유언장을 남겨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마무리가 잘 돼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한편 유족측은 경찰에 성의 표시로 100여만원 추정의 돈 봉투를 건넸으나 경찰은 그 자리에서 돌려줬다. 영월/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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