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암지대 구멍에 '보금자리' 천연기념물·희귀종 다수 서식

photo_caption
영월 서강변에 서식하고 있는 희귀종 물까마귀.
 영월군 서면 옹정리 괴골마을 서강변 병풍바위 주변 숲속. 봄을 맞아 맑고 고운 새들의 노래가락이 쉴새 없이 울려 퍼지는 새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
 석회암지대로 여기저기 뚫려있는 구멍들은 새들의 둥지로 안성 맞춤이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원앙을 비롯해 비오리와 청딱따구리·노랑턱멧새·물까마귀·노랑 할미새·물총새·꼬마 물떼새 등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여유로운 몸짓으로 봄을 맞고 있다.
 경계심이 많은 비오리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알을 품다 가끔 강가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고 새끼들에게돌아 가고 있으며 절벽 아래쪽 동굴에는 수달이 쉬었다 가는 은밀한 쉼터도 있다.
 요즘에는 각종 새들이 산란을 하고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물까마귀는 언제 산란을 했는지 벌써 둥지를 떠나 어미 몸만큼 자라 있다. 물가에 노닥거리다 어미가 물고기를 물어 오면 두 날개를 높이 치켜 들며 한숨에 물고기를 받아 먹는다.
 특히 물까마귀는 오리도 아닌 녀석이 물 속에 잠수를 해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사는 특이한 조류다.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물 속에 잠수해 물고기 사냥을 한다고 전해진다. 오리처럼 물갈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잠수를 해서 물고기를 잡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서강변에 자리 잡은 괴골마을은 이들 새 외에도 봄만 되면 봄맞이꽃·구슬봉이·솜방망이·알락 제비꽃·은방울꽃·산괴불주머니·솜다리·노루귀·산자고 등 이름도 생소한 예쁜 야생화들이 여기 저기에 지천으로 피어나 가히 '천연 생태박물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최병성(42)목사는 "새의 노래 한 가락에다 작은 야생화 한송이의 미소를 바라 보며살고 있는 생활은 그 자체가 바로 행복"이라고 자랑하며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인 이 곳을 잘 보존하는 것 만으로도 후손들에게 가장 큰 유산을 물려 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영월/방기준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