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강풍 등 특이기상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피해 예방을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 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6일 초도순시차 강릉지방기상청을 방문한 강릉출신 安明煥기상청장(56)은 최근 기상 기술의 과학화로 큰 발전을 이뤘다며 기상재해 예방을 위해 도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기상예보를 신뢰하고 애정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安청장은 지난 68년 기상청에 투신한 뒤 울릉도기상대장과 동해레이더기상대장 강릉지방기상청장 등을 역임하며 20여년동안 도내 악기상을 관측, 도내 특이기상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밝다.

특히 지난해 4월 발생한 영동지역 초대형산불과 관련 봄철 건조한 기후와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며 풍속과 실효습도 등을 분석, 산불발생 가능성을 지수로 표현해 유관 기관·단체와 긴밀한 기상정보 교류체제를 마련해 주민피해 예방에 적극 나설것을 다짐했다.


- 취임후 고향인 강릉을 방문한 소감은

△강릉은 태어난 곳일뿐 아니라 젊은 시절을 강릉지방기상청에서 땀흘려와 항상 애착도 크며 기상업무가 지역주민 생활에 영양소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지난 1월 폭설 당시 신속한 기상예보에도 불구하고 대관령구간 고립 사태가 일어나 아쉽지만 강릉지방기상청이 전국 5개 지방청 중 유일하게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 최고의 정보화 능력을 갖추는 등 그 활약이 돋보여 고향에 최대의 선물이 아닐까 한다.


-도내 악기상 피해에 대한 기상 대책은

△올해 도내 5개 산악지역에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고 오는 2004년까지 철원과 속초에 기상레이더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며 올 연말까지 미시령 등 도내 주요 고개 8곳에 CCTV를 장착한 자동적설관측시스템을 구축하고 향후 도내 26개소 확대해 폭설과 폭우 등 기상재해 예측에 전력하겠다.

특히 폭풍이 빈발하는 동해상 기상악화는 어민들의 안전과 생업에 직결되므로 해양 부이(Buoy)를 설치, 해양기상 예보 정확성을 향상시켜 어민과 해양수산업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특이기상 원인규명을 위해 속초에 고층기상관측 시설을 설치, 오는 4월부터 시험 운영을 시작해 오는 2002년 개항 예정인 양양국제공항 운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다양한 남북 교류가 시도되고 있는데 기상분야 교류 계획은

△이미 세계적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는 기상정보 교류는 정치성을 띠지않아 남·북 관계개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분야로 가장 기대돼 그동안 중국과 구소련 등을 통해 수없이 접촉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시 항공기 운항을 위해 성사됐던 기상자료 교류는 소규모 였지만 남북 기상교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금강산 개방 시대에 맞춰 기존의 금강산 항로 기상정보를 더욱 강화하고 여름철마다 집중호우 피해가 일어나는 철원 등 임진강 유역 홍수예방 차원에서 북측과 기상교류를 시도, 본격 교류에 나설 방침이다.

또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기후네트워크 사업을 바탕으로 북측과 접촉해 동남아 중기예보센터를 비무장 지대나 판문점 일대에 설치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자 포부다.


-강릉지방기상청 숙원사업인 청사이전 계획은

△현 강릉지방기상청 사옥이 너무 오래돼 각종 첨단과학장비 운영과 지역 특이기상 관측에도 여건이 좋지 않은 애로점을 잘 알고 있다.

강릉지방기상청장으로 있던 지난 97년부터 청사 이전을 위해 부지를 물색해 오다 지난해 4월 일어난 사천 산불 피해지역 개발계획 당시 봄철 강풍 및 해안 인접성 등 신청사 부지로 적합해 부지 확보에 나섰지만 현재 개발계획이 진전이 없어 안타깝다.

또다른 부지 물색을 위해 주문진∼옥계까지 적당한 곳을 찾았지만 입지 조건이 좋은 곳 대부분이 사유지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업무 최고 책임자로서 조직관리를 위한 신념과 대전제는

△항상 직원들에게 ‘선의무, 후권리’를 강조한다. 기상업무는 정확한 예보를 통해 주민에 봉사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첨단 과학과 정보화에 앞서 기상인으로서의 기본 서비스 마인드가 최우선이다.

직원들의 봉사정신 확립을 위해 지난해 1월 기상청 기후국장으로 발령받은 뒤 매일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청사 현관에서 출근길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실 힘들지만 먼저 땀흘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외부 친절운동을 꾸준히 벌여와 지난 4년 연속으로 정부가 실시하는 고객만족 심사에서 친절기관으로 선정됐고 지난 1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예보 정확성 향상으로 격려를 받아 기상청의 사기가 높아져 보람을 느낀다.


-고향과 도민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출향 강원인으로 생활하면서 개인적인 느낌과는 달리 외부에서 보는 강원 정서에 대해 응집력과 후배를 이끄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예전부터 영동과 영서지방이 서로 갈등을 겪으며 경쟁을 벌이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 도내 악기상의 근원인 태백산맥 때문에 지역 주민까지 둘로 양분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지만 강원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이겨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江陵/李振錫 jsle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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