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부자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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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지도 17년이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부류의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보아왔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그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난한 사람일수록 돈복은 팔자소관이고 운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돈 복은 운명이 아니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만든 건 자신의 노력이지 신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가난한 사람의 대부분은 태국 관광지의 커다란 코끼리가 조그만 말뚝에 매여 있어도 꼼짝 못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돈 쓰는 맛' 에 익숙
부자는 0.1% 이율에도 상품 갈아타
대박은 없어… 돈 버는 것 사랑해야

 ■ 금리에 민감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부자들이 이자율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0.1%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곳을 택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부자가 쩨쩨하게 그까짓 이자 몇 푼 가지고 전전긍긍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부자가 되기 훨씬 전부터 높은 이자를 따라 금융상품을 갈아타는 것을 습관화해왔다.
 부자들에게는 0.1%의 금리에 목숨 거는 쩨쩨함이 있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0.1%쯤은 우습게 아는 대범함이 있었다.
 ■ 돈 맛을 안다
 축구에서 골을 넣으면 골 맛을 보았다고 한다. 여기에 빗대서 돈맛이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에게 돈맛은 돈을 쓰는 맛을 의미한다. 반면에 내가 만난 부자들은 돈맛을 ‘돈을 벌고 모으는 맛’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것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가르는 생각의 차이다. 새해가 되면, 동창회에서 부자친구를 만나고 오면, 향우회에서 부자를 보고 오면 사람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하지만 대개는 길어야 6개월, 짧으면 3개월이다. 이렇게 벌어서 뭘 하나, 이러다 어느 세월에 돈을 모으냐며 허탈감에 빠진다. 게다가 주변에 돈 쓸 일이 자꾸 생겨 슬며시 현실과 타협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부자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다. 목표를 정하면 집요하게 실천을 한다. 이것이 내가 본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였다.
 ■ 대박을 노리지 않는다
 집값은 비싸고 전세 값도 마련하기가 힘든 세상이다. 따라서 고수익을 추구하거나 돈을 쉽게 버는 함정에 빠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본인의 경험으로 볼 때 가진 돈의 10분의 1이상을 잃게 되면 분함과 억울함으로 계속하게 되고, 그것으로 더 많은 돈이 사라지게 된다. 이때쯤이면 쉽게 많은 돈을 잃었으니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곧 회복할 시점이 되었다란 착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세상은 때때로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아주 급하고 절박할 때 전혀 도와주지 않는 냉정함이 있다.
 고수익 상품은 매우 매력적인 상품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상처를 입으면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한다. 내가 만난 부자들의 대부분은 결코 대박을 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 돈을 사랑한다
 어려서 돈 때문에 고생했거나, 가난으로 고통 받았던 사람은 돈의 필요성과 돈이 없었을 때의 절박함을 잘 안다.
 돈에 대한 간절함과 절박함은 돈을 더 모으기 위한 열정이나 동기를 제공한다. 이런 열정이나 동기는 저축이나 안정적인 재테크를 꾸준하게 유지시켜 준다. 부자들에게 돈은 애인과 같은 것으로 사랑하는 만큼 보답해주고 무관심한 만큼 냉랭해 진다.
 따라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우는 게 급선무인데 돈과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면 돈은 다가오지 않는다. 모든 재테크 책자에서 제1원칙으로 꼽는 것도 돈을 사랑하는 것. 그중에서도 잔돈을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는 점이다.
 ■ 저축 먼저 한다
 단순히 돈을 모으기 위해 저축을 하면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명확한 투자 대상을 설정하고 그것을 구입하려면 얼마가 필요한지 파악하여 저축 규모를 정해야 한다. 막연한 저축은 불필요한 소비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생활비를 빼고 난 나머지 금액을 저축한다.
 반면 부자가 된 사람들은 목표를 세운 뒤, 그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저축 액수를 결정하고 있었다. 생활은 그다음 문제다. 부자가 되는 것은 눈을 뭉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처음에 힘을 주어 다지고 나면 굴려서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모을 수밖에 없도록 자기 시스템을 만들어놓는 것에서 부자 인생은 출발한다.
 ■ 자포자기란 없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부자 되기는 틀렸어 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러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가난하기 때문에 역경을 극복하는 힘이 생기고, 가난의 고통을 알기에 불굴의 의지가 생겨난다. 가난의 경험은 그 어떤 종자 돈보다도 아니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부자가 못 될 거라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돈에 대한 인식이 스스로를 가난하게 만든다.
 부자가 되는 비결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만난 부자들 가운데는 많은 재산을 상속을 받아서 부자가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경우가 많았다.
박기환 <신한은행 춘천 후평동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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