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둔초등학교 교장 이정호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생에 크건 작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학생들은 특히 3월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겨울방학과 학년말 휴가로 거의 석 달 정도를 쉬다가 학교에 가게되지만 새 교실 새 책에 대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낯모르는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

담임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학교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는 4월 초 어느날 전화가 걸려왔다.

“저희 집 아이가 아침이 되면 학교에 가기 싫다고 우는 겁니다. 왜 그런가 하고 물었더니 학교가 시시하다는 것입니다. 선생님, 학교에서 우리 집 아이가 어떻게 하고 있나 상세히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만…”

담임에게 큰 짐을 지운다는 생각도 했으나 비난보다는 자녀를 염려하는 매우 공손한 전화였다.

큰 충격과 책임감을 느꼈다. 더구나 이 시기는 1학년 학생에게 있어서는 아직 알지 못한 새로운 사건을 차츰차츰 체험할 때이기 때문이다.

다음 날부터 그 학생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조금도 쓸쓸한 듯하거나 학교가 싫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그러한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학급 안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었다.

이틀간 관찰한 후 학생상담을 통해 등교를 싫어하는 두 가지 원인을 알았다.

우선 어머니가 4월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그 학생을 보살펴주는 것이 예전과 달랐다.

지금까지는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집에 있어서 반겨주었지만 4월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올 때의 쓸쓸함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또 제 멋대로 생활하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다른 아동과 싸우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학교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방안을 우리는 찾아야 한다.

가정에서는 학교에 가는 아동들에게 과거의 관념대로 선생님이 무섭다든지, 혼난다든지, 친구에게 왕따된다든지 하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지 말아야 한다.

또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모는 몇 번쯤은 대견하다는 표현을 해 주어야 하고 학용품을 스스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아동에게 자율권을 주어야 한다.

이와함께 몇몇 단짝 친구를 초대해 대접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더욱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또 부모가 모두 직장에 나간다면 편지를 써 두는 등 부모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도록 한다.

적어도 올해는 스트레스로 인해 학교에 등교하기가 싫다고 하는 아동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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