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란 영동본부 기자
연봉제 도입과 예술감독직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강릉시립예술단 설치 운영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를 힘겹게 통과했다.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현 호봉제에서 연봉제 전환으로 위촉기간이 종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매년 단원들에 대해 평정을 실시, 결과에 따라 재위촉 여부와 연봉 규모가 조정된다. 실기 평정 결과에 따라 기량이 떨어지는 단원들은 해촉하는 방안도 담겨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예술단에도 적용 사례가 드문 연봉제가 자칫 단원들을 돈과 등급으로 평가해 예술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창단 이후 ‘형식적인 평정’ ‘지휘자의 단원 유료 레슨’ ‘정기연주회 입장료 판매 강요’ 등 상식 밖의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문화계 안팎의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런 과정에서 단원들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존재 알리기’에 힘써왔다.

지난 9월 주문진시장을 찾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회덮밥을 먹는 식당에서 연주를 해야하는 ‘굴욕’도 경험해야 했다. 시민들을 위한 실력 다지기보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더 눈물겹다’는 야유석인 비난도 받아야 했다.

이제 12월이면 단원들은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남의 일이 아니다.

연간 16억여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시립예술단이 매년 겪어 온 ‘존폐 논란’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시스템 위에서 시민들을 위한 진정한 시립예술단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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