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승달

강릉대 교수
이명박 정부의 지역발전 비전과 전략의 핵심은 ‘5+2광역경제권’을 설정하고 광역권별로 경쟁력 있는 선도 산업을 선정하여 이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강화와 함께 내발적 지역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과 첨단 연구소, 기업, 인력 유치 등에 향후 5년간 5.5조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있고 선도 산업 인력양성을 위한 거점대학 육성에 매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앞으로 각 권역의 발전 성패는 성장가능성이 있고 지역여건에 부합되며 실효성 있는 적정 선도산업을 선정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육성하는 데 달려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강원 광역권 선도산업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강원도는 향후 강원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의료융복합산업’과 ‘의료관광’을 선정하여 이들을 강원발전의 견인차로 삼을 예정으로 있다. 의료융복합산업을 선도산업으로 선정한 것은 현재 강원도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원주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과 그간 원주권의 특화 산업으로 추진한 의료기기산업과 일맥상통하여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의료관광’이 강원권의 선도 산업으로 선정된 것은 의료관광 산업이 21세기형 미래 성장산업이라하더라도 현재의 강원도의 열악한 의료관광인프라 여건과 국내외 타 지역과의 경쟁우위를 감안할 때 실효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선정에 문제가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에 관광을 접목한 것으로 현대적 의료시설을 구비하고 의료 기술이 높되 진료비용이 저렴하여야 하며, 편리한 접근성과 풍부한 관광자원 및 관광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그 밖에 언어소통의 원활화와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제도적 정비가 긴요하다. 강원도는 이러한 의료관광의 필요조건이 아직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의료관광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 된다. 강원도는 우선 의료시설이 양적으로 미흡하고 질적으로 열악하여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 특히 관광자원이 풍부하여 의료관광의 잠재역량을 갖춘 영동권에는 대학종합병원조차 없는 고급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이고 국내외적으로 접근성도 불량하여 의료관광의 기본 인프라조차 구비되어 있지 못하다. 그리고 의료관광객이 선호하는 스파나 웰빙산업이 대도시에 비해 열악하고 언어 소통문제 등 여러 제약이 따른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직 환자를 영리목적으로 소개, 알선, 유치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있어 의료관광 활성화에 제약이 있으며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이 조사한 ‘서비스 산업 선진화 설문조사’에서 국민 60%가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분야로 의료관광사업을 들고 있을 만큼 의료서비스 경쟁력이 빈약하다.

그렇지만 의료관광은 지역발전측면에서 관광객도 유치하고 병원 수익도 올릴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는 21세기 미래형 전략산업으로 현재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싱가포르 등 적지 않은 국가에서 국가적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하여 큰 실익을 얻고 있다. 2007년 현재 태국은 130만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하여 약 26억 달러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인도는 18만명, 싱가폴은 41만명을 유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보사부가 의료관광을 신 동력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한 후 제주, 부산, 대구,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는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전담부서 설치, 통역 서비스 구축, 의료관광 전담여행사 육성, 의료관광 포럼 구성, 의료관광 리조텔 설치, 관련 조례의 정비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관광을 선도산업으로 선정한 강원도는 이의 육성을 위한 이렇다할 방안을 제시하거나 추진하지 않고 아직까지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오히려 강원도 의료관광 경쟁력을 퇴보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강원도 당국에 광역권개발계획의 첫 단추인 선도산업을 재검토하여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실효성있는 광역권 발전전략을 전문가, 주민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합리적 방법으로 조속히 마련하여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