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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과 비움

정해창 2010년 10월 01일 금요일
   
▲ 정해창 (목사)

제자감리교회 춘천연탄은행 대표
집안의 쓰레기를 비울 때마다 비우는 삶이 얼마나 고상한 것임을 깨닫는다.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모아놓기만 한다면 지옥이 따로 없듯이, 삶 속에서 마음의 쓰레기, 인생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결단코 행복한 삶은 기대할 수 없다. 행복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집에서 쓰레기를 당연히 버려야 하듯이, 인생의 쓰레기들도 날마다 버려야만 한다. 행복이란 비움과 버림을 통해 온다. 인생의 본질은 소유에 있지 않고 비우는데 있음을 깨달을 때 생의 목적이 달라진다. 은에서 찌꺼기를 제해야 장색의 쓸 만한 그릇이 나오듯,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은 버리는데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사람은 버림으로 얻어지는 삶의 유익과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버린다는 것은 끊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들은 어머니가 우리의 탯줄을 끊어 버리면서 새 삶이 시작되었다. 끊어 버림이 없이는 독립도 자존도 없다. 이전부터 우리를 얽어맨 불필요한 관계들과 습관들을 깨끗하게 끊어 버리고 잘라 내야 한다.

해롭고 불필요한 것을 끊어 버리는 것이야 말로 인생을 아름답게 한다. 그리고 줘 버리고 보내 버리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어서 원성 들을 만한 것이 있다면 깨끗하게 줘 버리는 것이다. 빚을 진 것도 갚아 버리자. 돈으로 빚진 것이 없다고 떳떳해 하는 사람은 아직 인생을 모르는 사람이다.

돈으로 진 빚보다 더 크고 무거운 빚은 사랑의 빚이다. 태어나 자라면서 부모에게 진 사랑의 빚과 살면서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입은 은택 모두가 다 사랑의 빚이다. 우리는 평생 갚으면서 살아도 다 갚지 못할 만큼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있다. 이 사랑의 빚을 갚으며 삶을 사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버린다는 것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나쁜 기억들은 파괴적인 힘으로 현재를 파괴시키지만 좋고 아름다운 기억들은 지금 우리 삶을 더욱 살찌우는 밑거름이 된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나쁜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대신 좋은 기억들은 쉽게 망각의 바다에 던져 버린다. 주변에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좋은 기억들을 잊어버리고 나쁜 기억들은 오랫동안 고이고이 간직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나쁜 기억은 버리고 다시금 아름다운 추억들과 좋은 기억들로 우리의 기억 상자를 채워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버림과 비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명의 길을 가기 위함이다. 존재를 잃어버리면 가슴을 잃는 것이요, 가슴을 잃으면 자신을 잃는 것이요, 자신을 잃어버리면 세상을 잃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인생에 쓸모없는 것들은 버리고 평생 꼭 붙잡아야 사명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 우리 삶에 비움과 버림이 아름다운 것은 내가 꼭 이루어야 할 사명을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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