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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증거 수집과 이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 절실

임송재 2017년 06월 15일 목요일
▲ 임송재   변호사
▲ 임송재
변호사
국민들 대다수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하면서 재판에도 디지털 증거들이 많이 제출되고 있다.이번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검찰이 확보한 관련자들의 디지털 자료들이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매년 디지털 압수수색 건수와 증거분석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검찰은 이러한 디지털 자료들을 수사에 이용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수사팀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자료들은 비단 형사 사건 뿐만 아니라 민사·가사 사건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로 제출되고 있다.예컨대 A가 B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 과거에는 흥신소와 같은 불법 업체를 통하지 않고는 B의 부정행위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B가 주고받은 메시지, B의 통신 기록, 통화한 기지국 위치,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 디지털 자료들을 이용하여 B의 부정행위를 적극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자료들이 재판에 있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정보에는 개인의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자칫 국가 권력이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고,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이 디지털 자료를 무분별하게 수집할 수 있어 사회 구성원들 간에 갈등과 불신이 조장될 수도 있다.

예컨대 수사기관은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휴대폰의 위치기록,문자메시지·이메일 자료,하이패스 통과 기록,대중교통 이용내역,CCTV 기록 등의 디지털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확보할 수 있는데 만약 국가 권력이 손쉽게 디지털 정보를 수집하여 민간인을 사찰하고 이를 재판의 증거로 사용한다면 국민들은 국가 권력의 감시 하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개인이 무분별하게 수집한 각종 디지털 정보들을 아무런 여과 없이 증거로 인정하게 되면,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상대의 휴대 전화 내용을 촬영하고,상대와의 통화를 녹음하려 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타인이 언제든지 내 허락 없이 디지털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 간에 불신이 조장될 수밖에 없다.

결국 디지털 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재판에 이용하는데 있어서는 분명한 한계를 정해야 하는데 실제적 진실의 발견을 위해 디지털 자료의 수집과 이용을 용인하면 할수록 개인 사생활이 침해되고 사람들 사이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회와 법원, 정부 등 유관기관들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하루 빨리 디지털 자료의 수집과 이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그동안 많은 경우 법원의 판례를 통해 디지털 자료들에 대한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였는데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되고 있고 불법적인 디지털 증거 수집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증거가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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