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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새빨간 거짓말

김경중 2017년 07월 04일 화요일
▲ 김경중   문화평론가·국가혁신포럼 대변인
▲ 김경중
문화평론가·국가혁신포럼 대변인
최근 방영되고 있는 노인학대예방 TV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노인학대,폭력만이 학대의 전부가 아닙니다’라는 헤드 카피로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폭력에 의한 노인학대의 유형을 세 가지로 확대해 보여주고 있다.

첫째,음식이 짜다고 시어머니에게 화를 내는 못된 며느리.둘째,집안의 노인들 몰래 도망치듯 여행을 떠나는 뻔뻔스런 가족.셋째,늙은 어머니의 예금통장마저 빼앗으려는 파렴치한 아들.모두 실제 가정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전형적인 불효자식들의 모습이다.

공익광고는 상업광고와 달리 주로 사회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공공성,휴머니즘,범국민성,비영리성 등을 지향하며 비정치적 목적으로 제작된다.메시지가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표현방식이 너무 직설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익광고는 오랫동안 시리즈로 방영되어 인지도가 높은데다 우리사회의 당면한 문제를 사실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시청자의 공감대와 경각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노인학대는 가족 전체를 불행에 빠뜨리는 결정적인 위협요소가 될 뿐 아니라 노인들을 가정에서 내쫓아 생활고와 질병,소외감 등으로 고독사에 이르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최근 5년 사이 독거노인들의 고독사가 두 배로 증가했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그 심각성이 얼마나 큰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솝우화에는 ‘노인과 죽음’이란 글이 실려 있다.시골의 어느 가난한 노인이 지게에 땔감을 가득 싣고 걸어가는데 그날 따라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었다.노인은 잠시 지게를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제 그만 저승사자가 나타났으면 좋겠군”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저승사자가 나타나 노인에게 물었다.“내가 뭐 도와줄 일이 있소?” 갑자기 나타난 저승사자를 보자 덜컥 겁이난 노인은“오,참으로 좋으신 분이군요.마침 잘 오셨습니다.지게가 무거워서 일어나기 힘드네요.저를 일으켜 세워 주시겠습니까?”라며 너스레를 떤다.죽고 싶다는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들통나는 반전스토리가 노인의 진심이 무엇인지 넌지시 알려 준다.

“빨리 죽어야지” “바쁜데 오지마” “니네끼리 즐겁게 놀다 와” “나는 괜찮아” “이 나이에 무슨 돈이 필요하냐”라는 노인들의 통 큰 허풍은 대부분 반어법적 수사로 정반대로 새겨 들으면 실수가 없다.노인들이 왜 떠돌이 약장사들에게 어이없이 속아서 거금을 날리는 지 아는가?외로워서란다.자식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살갑게 대해주는 그들이 고마워서 알면서도 속아주는 거란다.어느덧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20년 후면 초고령화 사회가 올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 노인문제를 방치하다간 저출산과 맞물려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전망이다.실직과 고용불안으로 인한 가정경제의 파탄,전통적 가족관계의 해체,효(孝)문화에 대한 가치관 상실 등 작금의 사회 현상을 고려해 볼 때 노인문제에 대한 해법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닌 정부와 사회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임을 깊이 인식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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