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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時間)에 대한 분배정치가 필요하다

석재은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 석재은   한림대 교수
▲ 석재은
한림대 교수
시간자원은 인류의 오랜 관심 대상이었다.주로 활용 측면에서이다.하루는 24시간이고,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공평한데,어떤 사람은 24시간을 잘 활용해 시간의 사용가치를 엄청나게 높이는가 하면,또 다른 사람은 시간을 낭비해 소중한 시간을 날려 버린다는 것이다.이 점에서 시간을 소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수많은 격언들이 생겨났고 시간관리에 대한 수많은 코칭 책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시간자원은 정말 공평하게 주어진 것일까?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할까?과거와 비교해보면,과학기술 발전은 인류에게 새로운 시간을 선물했다.자동차,비행기 등 교통수단 발명은 이동시간의 혁명적 감축을 가져왔고,세탁기 발명은 가사노동에 투자하는 상당시간을 해방시켰다.인공지능은 수많은 고도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끙끙대며 하던 일을 순식간에 해치우며 다른 것을 개발할 시간을 선물한다.

그럼,과학기술 발전 덕분에 사용가능한 새로운 시간을 선물 받은 현세대 인류는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향유하게 됐을까?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은 과학기술 덕분에 얻은 시간효율성을 모든 삶의 시간에 적용하도록 압박받으며 단위시간당 처리할 일이 훨씬 많아진 삶을 살고 있다.그야 말로 ‘피로사회’이다.현대사회가 생산한 불필요한 욕망을 억제하고 그간의 시간사용을 성찰하며 ‘느리게 살자’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이다.그러나 주류 삶에서의 개인적 이탈을 결정하지 않은 대부분 사람들의 삶에서 시간사용은 공평할까?

24시간이라는 절대시간의 공평함에도 불구하고,실질적으로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불평등하게 배분된다.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돈으로 구매해 자기 시간으로 확대하여 사용함으로써 자율적 시간을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지만,또 다른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하루에 두 세 개의 일자리를 전전하며 최소한의 돈을 버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느라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남아있지 않기도 하다.누군가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잡아가며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지만,또 다른 누군가는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선택이 불가능해 가정에서 비난의 표적이 되거나 가정 꾸리기를 포기하기도 한다.빈곤계층 여성은 일과 가정에서 이중노동으로 삶의 생기와 건강을 잃고 있다.

‘시간사용의 불평등과 계층화’는 시간자원을 화폐자원만큼이나 중요한 분배정책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시간사용 불평등 및 계층화를 사회문제로 규정해야 한다.2012년 대선과정에서 한 후보의 대표공약으로 제시된 ‘저녁 있는 삶’의 보장은 많은 사람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피로에 지친 우리 삶에 필요한 공약이라는 데 직관적으로 동의했다.2017년 대선과정에서도 칼퇴근법 육아휴직 확대 등 시간자원 분배에 대한 정치공약이 많이 나왔다.절대적 시간결핍 해결을 위한 시간배분 정치는 시민사회 성숙을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이다.이제 정치는 시간자원의 공평한 분배를 위한 적극적인 시간자원 배분정치에 몰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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