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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단상] 포스트잇 독서법

이흥우 2018년 08월 02일 목요일
▲ 이흥우 수필가· 시조시인
▲ 이흥우 수필가· 시조시인
올해는 날씨가 유난히 덥다.조그만 농장에 참깨,고구마,옥수수 등 몇 가지 소일거리로 가꾸는 작물들이 너무 목말라한다.스프링클러를 한 조 설치하고 물을 뿌려줬다.작물들이 고개를 들고 시원해하면서 고맙다고 손짓을 한다.먼저뿌린 밭의 곡식 틈새에 낀 바랭이도 불청객으로 물을 먹고 싱싱해졌다.물이 땅속을 스며들어 작물들에게 유용하게 되기까지는 세 네 시간을 뿌려줘야 한다.모기,깔따구 극성에 김매기도 못하고 지루한 시간을 잊어보려는 심산으로 책을 한 권 펼쳐들었다.혼자시간보내기에는 책읽기가 좋다.젊어서도 책읽기를 하면 먼저 읽은 내용을 잊게 되어 독서카드에 기록도 해보고 좀 쉽게 기억을 재생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중요한 곳은 되찾아 읽고 쪽지를 만들어 붙이기도 했었다.스스로 둔재임을 탓하며 사던 터에 이제 나이 산수를 지척에 바라보게 되니 금방 읽은 내용도 잊고 또 다시 되읽게 되곤 한다.나이 탓이려니 하다가 책을 읽었으면 뭔가 느끼거나 깨달음이 있어야 하겠는데 심심파적으로 시간만 보내기 위하여 책을 읽는다는 것이 아쉬웠다.

내 능력은 내가 알고 부족한 면은 내 스스로 찾아서 도움닫기를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읽으며 중요한 곳,마음에 드는 곳,다음에 인용을 했으면 하는 곳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하기도 하고,색연필로 표시 나게 줄도 그어 보았다.얼마 지나고 나면 그 표시한 곳조차 찾아낼 수가 없다.더 문제가 되는 것은 내 책인 경우는 어떤 표시를 해두어도 된다지만 도서관이나 다른 사람의 책을 빌려서 읽는 경우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필요한 부분을 복사해서 독서카드로 만들어 놓으면 좋은데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궁리 끝에 포스트잇을 이용하기로 했다.포스트잇은 크기도 색상도 다양하고 붙였다 떼어내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크기가 다른 몇 가지 포스트잇과 필기구를 준비해서 놓는다.책을 읽다가 유용한 내용이 발견되는 곳에 포스트잇에 책의 페이지와 내용개요를 간단하게 적어서 붙인다.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독서노트나 백지에 책의 판권정보를 머리에 적고 책 속에 붙여진 포스트잇을 차례로 떼어 붙인다.

이렇게 만든 독서 록을 보관하여 두고 다음에 글을 쓰거나 말하기 준비를 하게 될 경우 독서 록을 내놓고 소용되는 책의 포스트잇을 살펴보면 잊었던 유용한 정보가 생각도 나고 그 정보가 들어있는 책의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다.책을 찾아서 필요한 포스트잇에 표시된 페이지를 열어 살피면 책을 훼손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두뇌보충을 쉽게 할 수도 있다.오래전에 책을 읽었다고 해도 내용을 까맣게 잊을 수도 있다.이 경우 독서노트의 포스트잇을 보면 꽤 많은 내용들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요즈음처럼 더워서 밖의 일을 하기 힘든 때 도서관을 찾아 시원한 열람실에서 포스트잇 몇 묶음 사들고 책을 읽고는 차례대로 떼어 붙인 독서록 몇 장 품고 나오는 뿌듯함도 해볼 만한 피서가 될 것이다.

장편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야기가 뒤바뀌고 정리가 쉽지 않을 때 순서대로 요점을 써놓은 포스트잇이 있으면 이야기의 실마리가 쉽게 풀려 나갈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익혀서 효과적인 독서를 하게 되면 큰 기쁨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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