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소란을 품는다
매미는 날개 볼륨을 고음으로 틀어놓고
선풍기 소음은 3단 기어를 밟는다
욕실 문은 샤워기 소리를 틀었다 잠궜다
한밤이 소란하다
베란다에 잠든 수정란 몇 알
몇 날 며칠 내리쬐던
불볕더위가
밤새, 달걀판을 품었다
새벽녘,소음이 깨어나기 전
작고 까만 목숨 하나 쩍,알껍데기 깨고 나온다
올록볼록한 바닥 위를 일어서다 넘어지며
삐악삐악
제 어미를 찾는다
어디 갔을까
여름의 이마는 잠시 식어있고
무더위는 암컷이었다
홍계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