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는 한방은 물론 현대 의학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허준의 명저 ‘동의보감’에는 대추에 대해 “맛이 달고,독이 없으며 오장을 보호한다”고 기록돼 있다.실제로 한방에서는 대추를 건위자양,건위진정의 약재로 쓴다.위장의 염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또 비염 기침증상 완화,면역력회복,불면증 완화,이뇨,심혈관계 질환,세포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특히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냉증을 가진 여성에게 이롭다고.그러나 칼로리가 높아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식용과 약용으로 가치가 뛰어난 대추는 예부터 농가의 주요 소득 작물로 자리 잡았다.세종실록지리지와 신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이 보일 정도로 유명한 경산 대추(전국 생산량의 33%)는 산림청 지리적 표시제 제9호로 등록되면서 더욱 탄탄한 생산기반을 갖췄다.충북 보은도 마찬가지.최근에는 종자개량에 힘입어 왕대추,사과 대추,토마토 대추,황실 대추 등이 토종 대추와 경합하며 활용률을 높이고 있다.재배법은 비닐하우스와 온실이 보편화되는 추세.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알’이라는 시에서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라고 분석했다.대단한 관찰력이자 상상력이다.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준다.시인은 몇 년을 사유하고 고민한 끝에 이 시를 썼을 것이다.모름지기 모든 살아있는 것이 그러하듯이….산채와 고랭지 채소 주산지인 평창군이 왕대추 재배면적을 넓힌다는 소식이다.평창 농작물의 변천!부디 농민들의 수고스러움이 시인의 뜻대로 빛나길….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