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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된 무·배추, 갈 곳 없어 갈아엎습니다

르포┃가격 폭락 고랭지채소 농가
지난해 배추 한포기 1200원
올해 150원 수준 출하 포기
평창 면온 농가마다 빚더미
희망품고 겨울배추 심는 중

윤왕근 wgjh6548@kado.net 2019년 08월 19일 월요일
▲ 국내 대표적 고랭지 채소 재배지 중 한 곳인 평창 봉평면 면온1리의 한 무 밭에서 농민들이 갈아엎은 무 밭을 정리하고 있다.
▲ 국내 대표적 고랭지 채소 재배지 중 한 곳인 평창 봉평면 면온1리의 한 무 밭에서 농민들이 갈아엎은 무 밭을 정리하고 있다.

“올해 채소 출하를 못하면서 빚만 6000만원 졌어요.딱 죽기 직전입니다.”

고랭지 채솟값 폭락으로 강원도내 고랭지 채소 농가들이 빚더미에 허덕이다 못해 파산 위기에 놓였다.지난 17일 오전 평창 봉평면 면온1리 2만여평 일대 고랭지 채소밭은 채솟값 폭락으로 며칠 전 갈아 엎은 배추밭에 겨울 김장용 배추를 심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지금 배추를 심는다 해도 출하 시 채소값이 잡힌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지만 거래처와의 신뢰관계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력을 동원해 배추를 심고 있었다.배추밭을 갈아엎은 강대경(61)는 “이 배추 속 좀 보라고.올해 풍년이라 얼마나 실하고 맛도 단지 아느냐”며 “평년 같았으면 제 값 받고 내다 파는 건데 인력비는 커녕 운송비도 안나와 내 새끼 같은 놈들을 다 갈아엎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배추의 경우 지난해 산지 기준 포기당 1200원을 받았으나 올해의 경우 150~2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5t 트럭을 가득 채우면 450만원 정도를 받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이지만 올해는 150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배추밭 옆 무 밭도 상황은 마찬가지.며칠 전 산지폐기로 팔뚝보다 굵고 실한 무들이 밑둥이 잘라나간채 버려져 있었고 무 밭은 썩은 내가 진동을 했다.

무 역시 평년 20㎏ 한상자당 적게는 1만7000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상급이라고 해도 3000~5000원 정도에 거래되는 등 말그대로 폭락한 상태다.농민 한모(52)씨는 “산지폐기를 해야 정부나 농협에서 그나마 보상을 해준다고 해 밭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었다”며 “밭을 갈아엎지 않으면 출하를 앞둔 강릉 안반데기 농민들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솟값 폭락에 빚더미에 앉은 고랭지 농가들도 늘어나고 있다.강대경씨는 “나도 은행에 6000만원 대출이 있고 면온1리 165농가들도 적게는 몇백,많게는 억대까지 빚 없는 집이 없다”며 “지금 고랭지 농가 분위기는 불구덩이 뛰어 들기 직전”이라고 말했다.그는 “정부와 정치권은 채소농가들이 줄도산하거나 폭발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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