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시 1.25%로 최저치 복귀…과거엔 美 ‘제로금리’ 근접
미중 갈등에 세계경기 둔화전망 커져…시장선 10월 인하기대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것은 지난달 금리인하를 단행한 점을 고려해 경기흐름을 좀 더 지켜보고 향후 행보를 정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이르면 10월 중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월 금리인하의 효과를 우선 확인해야 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이 성장세 둔화를 완충할 수 있는지를 보려 할 것”이라며 “3분기에도 성장세가 가시적으로 둔화하는지를 확인한 후에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앞서가고 있는데 7월에 이어 이달 또 금리를 내리면 시장의 인하 기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며 “한은으로선 그런 결과를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주열 총재가 7월 금통위 후 회견에서 ‘기준금리의 실효 하한이 선진국보다 높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금리인하 총알’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 0.25∼0.50%였다. 현재는 연 2.00~2.25%다.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다시 자극하고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할 가능성도 한은이 경계하는 지점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3% 오르며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주택 및 부동산 관련 대출은 상반기 중 증가세가 둔화했으나 향후 더욱 완화적인 금융 상황을 배경으로 금융 불균형 누적 정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작년 4분기 이후 수출 및 투자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가 반등하기보다는 향후 더욱 악화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5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이런 우려를 키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낸 세계 경제 전망에서 “글로벌 경제의 하강 위험이 강화됐다”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낮췄다. 석 달 만에 0.1%포인트를 추가로 낮춘 것이다.

IMF는 특히 최근 낸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인상을 단행하면 중국 성장률이 향후 1년간 0.8%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경기침체의 징후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도 이달 발생한 이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과 달리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7월에 이어 9월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95.8%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7월 전망 때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5%도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0∼11월께 금리인하 후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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