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반칙
▲ 아름다운 반칙

춘천에서 활동하는 김종복 수필가가 첫 수필집 ‘아름다운 반칙’을 펴냈다. 한국전쟁 중 부산에서 태어난 작가는 춘천에서 성장해 34년간 영어교사로 근무했다. 놀라운 것은 작가의 입담이다. 일상의 작은 일탈 속 ‘재미와 울림’이라는 희망사항이 그의 글에 녹아들어 있다. 주변의 인물과 사건들을 버무리고 침잠과 사유의 과정으로 글을 뽑아낸다. 누구나 극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초임 교사 시절 산을 좋아했던 작가는 백담사로 가는 길에 조난된 적이 있었다. 새벽 5시 30분에 겨우 마을에 돌아왔고, 곧장 택시를 타고 학교에 도착해 시험감독을 봤다. 이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영어 속담을 급훈으로 정했다. 이 속담은 수능 영어시험에서 주관식 영작문제로 출제돼 ‘족집게 선생’의 기쁨을 누렸다고 한다.

표제작 ‘아름다운 반칙’은 원칙에 거슬리지 않는 융통에 관한 내용이다. 관광지에 도착한 작가는 다리가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이를 보고 아내가 사정을 말하니 관리자는 차량을 통과시켜 줬다.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때때로 ‘반칙’이 삶을 윤기나게 해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노화남(전 강원도민일보 논설주간) 소설가는 “김종복 수필가의 글은 경쾌하다. 단문을 즐겨 쓰는 그의 문체는 가뿐가뿐하면서 시원스럽다”며 “경쾌하지만 경박하지 않다. 짦은 문장 속에서 제각기 빛을 내고 맛을 내는 적확한 단어들이 제 몫을 단단히 하기 때문”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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