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건물 대표·직원 취침 중 대피
건물 330㎡·차량 일부 잿더미

▲ 24일 오전 10시 22분쯤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스키숍 화재현장, 무너져 내린 건물잔해에서 스키숍 대표 지인들과 경찰관계자들이 금고를 찾고 있다.  박재혁
▲ 24일 오전 10시 22분쯤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스키숍 화재현장, 무너져 내린 건물잔해에서 스키숍 대표 지인들과 경찰관계자들이 금고를 찾고 있다. 박재혁

“직원이 알아채지 못했다면 살아있지 못했을 겁니다”

24일 오전 2시 37분쯤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에 위치한 약 330㎡(100평) 규모의 대형 스키숍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40여분만에 꺼졌으나 점포 1동이 전소하고 건물 앞에 주차돼 있던 BMW 차량 일부가 소실돼 8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욱이 사고 당시 해당 건물에 직원들이 취침중이어서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번질 뻔했다.

사고를 처음 인지한 사람은 직원 조모(34)씨다. 조씨는 24일 오후 본지와 만나 “방 밖에서 계속 소리가 들려 바람에 무언가 날아갔나 싶어서 나왔더니 연기가 가득 차있고 불이 사무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재를 직감한 조씨는 같은 건물에서 취침 중이던 스키숍 대표 이모(54·남)씨를 깨웠다. 사무실이 불길에 휩싸인 것을 알게 된 이 대표는 옷을 입을 시간도 없이 속옷 차림으로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끌어안고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했다. 이 대표는 “자다 말고 속옷차림에 맨발로 뛰쳐나왔다”며 “직원이 알아채지 못했으면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불을 끌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타오르는 건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건너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73·남)씨도 새벽에 발생한 화재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그는 “자는 중인데 밖에서 계속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나서 창문 너머로 보니 건너편 건물에서 큰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며 “119에 신고하고 밖으로 나가니 건너편 사장님이 맨발에 속옷만 입고 덜덜 떨고 있어서 털장화와 담배 한 갑을 건네줬다”고 말했다.

불탄 스키숍은 인근 스키장이 들어선 이후 20여년간 운영해 온 곳이다. 이번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100여 평 규모의 스키숍 건물과,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약 7억 원 상당의 물건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날 오전부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한 경찰·소방당국은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보고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재혁 jhp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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