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있는 짝수해 강원도 산불 발생 징크스]
금주 실효습도 30% 미만
산지 태풍급 강풍 특보
산불위기경보 ‘주의’ 상향
올해 총선 짝수해 더 긴장
도, 열화상 드론 산불감시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건조 특보가 이어지고 영동과 산간은 태풍급 강풍까지 불어 ‘선거 있는 짝수해 산불 징크스’가 올해도 재현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영서와 산지를 중심으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도내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도 이어지고 있지만 강원도는 특히 심각하다. 도의 경우 18일까지 주중 실효습도가 30%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마른 날씨로 인해 산불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산림청은 최근 산불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상향 발령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자 산불 위험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선거철 짝수해만 되면 ‘선거 있는 짝수해 산불 징크스’가 어김없이 맞아 떨어지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졌다. 게다가 현재 동해 바다에는 풍랑 특보, 산지는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어서 작은 불씨도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18일 오전까지 강원 산지는 바람이 태풍급 강풍으로 분류되는 순간풍속 90㎞/h(25m/s)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20대 대선이 있던 2022년 3월 강릉·동해, 영월, 삼척에서 동시 다발적 대형 산불이 발생해 320억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21대 총선이 있던 2020년 고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123.2㏊를 불태웠다. 2018년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겨울인 2월에 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에서 산불이 발생, 사흘동안 산림 117㏊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24분 정선군 정선읍 덕송리에서는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 진화헬기 1대, 진화차량 12대, 진화인력 90명이 투입돼 약 30분만에 불길을 잡았다.

이런 산불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산불의 약 72%(256건)가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으며, 이 가운데 담뱃불, 화원 방치, 쓰레기 소각 순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강원도내 대형산불(1998~2022년) 발생 31건 중 18건(58%)이 농산폐기물 소각이나 입산자의 실화 등 사람의 실수로 인한 부분으로 집계됐다.

이에 도는 선거가 실시되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빈번했던 만큼, 입산자 실화로 인한 산불 방지를 위해 일부 구간을 통제하고, 산불감시 CCTV와 첨단 드론, 열화상 드론으로 산불감시를 벌인다.

또 산불 초기 진압력을 높이고자 담수량 3000ℓ의 대형 헬기(카모프 KA-32A)를 올해부터 임차하기로 했다. 임차기간은 2~5월과 11~12월 사이로 2년간이다.

한편 강원도는 당분간 추운 아침 날씨를 보이겠다. 1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서 -5~-1도, 산지 -8~-5도, 영동 -3~3도며 낮 최고기온은 영서 12~14도, 산지 7~9도, 영동 10~13도를 보이겠다. 신재훈 eric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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