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4월 위기설 솔솔
도내 하도급률 높아 연쇄작용 우려
건설사·자재 납품업체·근로자 위험
금융위, 현안 점검·위기 우려 일축
관계부처 협력 사업장 정상화 논의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 절차 돌입
최악 경우 상장폐지 통보 가능성
종합건설사 다수 부채비율 빨간불
“전국적 위기, 사회 전반 혼란 줄 것”
3월 강원 주택사업전망지수 46.6
전월비 11.7p 급락… 전국 최하위
60이하 유일, 2022년 8월 이후 최저
민간 건설수주액 전년비 81% 급감

동화 ‘한스 브링커의 은빛 스케이트’는 네덜란드의 한 소년이 둑에 난 구멍을 홀로 막아낸 이야기다. 만약 소년이 없었다면 마을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4월 위기설’도 해결책이 빠르게 마련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강원 건설업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하도급률이 높고, 규모도 작은 편이어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도내 건설자재 납품 업체, 근로자 등 지역 경제 기반이 흔들릴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부동산 PF 만기가 분산돼 있어 급격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권 일각에서 다음달 PF 대출 만기가 집중됐고, 2금융권의 여·수신 감소세, 지난해 연간 적자전환 규모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에 반박한 것이다.

다만 PF사업장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만큼, 관계부처가 합심해 정상화와 사업장 제고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업장별 PF 대주단 협약,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경·공매 등의 다양한 방식이 나왔다.

■ 태영건설 자본잠식… PF 부실화 우려 현실로

PF 부실화 리스크는 금융권과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은 지역경제를 흔들고 주거에 대한 안정감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사업) 절차가 진행 중인 태영건설은 자산(5조2803억원)보다 부채(5조8429억원)가 많아 자본 잠식 상태에 처했다. 자본잠식에 따라 주식은 지난 14일 매매가 정지된 상태로 상장폐지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최종 감사의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 통보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통보를 받게 되면 절차상 거래소에 이의신청할 수 있으며 받아진다면 심의를 통해 최대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이 부여된다.

게다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 시공 능력 순위 1~50위 건설사 가운데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건설사가 14곳, 400% 이상도 2곳이다. 통상적으로 200% 미만은 양호, 400% 이상은 위험한 상태로 진단된다. 이는 제2의 태영건설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셈이다.

대한건설협회 강원특별자치도회 관계자는 “부동산 PF는 금융권을 넘어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라 만약 위기가 현실이 될 경우 사회 전반적인 혼란을 줄 것”이라며 “도내 건설사뿐만 아니라 건설자재를 납품하는 업체, 근로자 등까지 연쇄적인 피해를 줄 수 있어 정부는 현 상황을 1순위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강원 3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전국 최하위

부동산 PF 위기설 속에서 강원지역 주택사업의 전망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강원지역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46.6으로 전월(58.3)대비 11.7p 감소했다. 제주(-11.9p) 다음으로 높은 하락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68)보다 21.4p나 낮았고, 강원을 제외하고 지수가 60 아래로 떨어진 지역도 없었다. 특히 2022년 8월(35.7)이후 최저점으로 전망됐다.

도내 아파트 전세가율은 최근 3개월 기준 78.3%로 전세와 매매 간 간격차가 좁아져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또 주거용 건축 허가면적의 감소 등 건설산업 실적의 부진과 같은 위험요인이 시장경기를 부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최근 발표한 강원지역 실물경제동향을 보면 지난 1월 건축허가면적은 주거용과 상업용이 큰 폭 줄어들며 감소 전환(지난해 12월 32.0% → 1월 -41.8%)했으며 건축착공면적은 주거용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대(같은기간 -12.4% → -48.5%)됐다. 건설수주액은 민간부문은 전년동월대비 -81.4% 급감하면서 감소세가 지속(같은기간 -46.7% → -53.2%)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자금조달지수는 최근 주담대 금리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5.7p 상승한 64.1을 기록,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PF 대출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라 소폭 상승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정우진 jungwoojin@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