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축구대표팀 기자회견서
“강인이 사과 똘똘 뭉칠 계기…
손가락 부상 언급 자제해달라”

▲ 지난 아시안컵 기간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로 ‘하극상’ 논란을 일으켰던 이강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 앞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그 뒤로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아시안컵 기간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로 ‘하극상’ 논란을 일으켰던 이강인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열린 훈련에 앞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그 뒤로 손흥민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춘천 출신)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전날 저녁 선후배들 앞에서 다시 한번 공개 사과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어제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며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강인이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면서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런던까지 날아와 먼저 사과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누군가가 먼저 사과를 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강인이가 그런 용기를 내줘서 한 팀으로서 뿌듯했다”며 “모두가 실수하고, 모두가 실수를 통해 많은 걸 배운다. 어린 선수인 만큼 더 단단해지고, 대표팀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아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인이가 더 멋진 선수,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은 일부 선수들과 따로 탁구를 치려다가 이를 말리는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고,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이강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손가락 상태에 대해선 “소속팀 감독님도 내가 축구선수다 보니 손가락 하나 없어도 괜찮다고 하시더라. 걱정하신 만큼 심각한 부상이 아니다”며 “축구는 팀 스포츠여서 나로 인해 안 좋은 기사가 나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이 정도 아픔은 모든 축구선수가 갖고 있다. 손가락 얘기는 그만 얘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강인은 탁구게이트 뒤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히며 과오를 뉘우쳤다. 그는 공식 훈련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가 준비한 포토라인 앞에서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저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이다”라면서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예섭 yes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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