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카타르 아시안컵 갈등의 중심에 섰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합작골을 만들어내며 태국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경기에서 태국을 상대로 3-0으로 승리해 역대 전적 31승8무8패의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승리로 한국대표팀은 4경기 무패신화를 세우며 3승1무(승점 10)로 2승1무1패(승점 7)인 2위 중국과 1승1무2패(승점 4)인 3위 태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아시안컵 실패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A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은 황선홍 감독은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지난 21일 태국과의 홈 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긴 상황에서 이날 경기에서 또 다시 비기거나 졌을 경우 대표팀을 향한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었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 조규성을 필두로 2선에는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출전했다. 중원은 백승호와 황인범이 나서고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이 수비진을 구성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이날 태국은 5만여 명의 홈 팬들을 등에 업고 매서운 공세로 한국을 압박했지만 전반 19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9분 중앙에서 골을 잡은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빠른 템포로 패스, 이어 받은 손흥민은 왼발슛을 성공시켜 추가 득점을 기록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갈등설이 무색할 만큼 서로를 격하게 껴안으며 득점의 기쁨을 나눴다.

이후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바이에르 뮌휀)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박진섭(전북)이 시원하게 오른발 슈팅을 꽂아 넣으며 3-0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승부, 원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응원을 해주신 팬들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승리로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어려운 상황에서 임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태국과의 2연전을 1승1무로 마치고 다시 본업인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돌아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이정호 jeongho@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