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오는 31일 부활절을 맞아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을 생각하며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분열과 갈등이 아닌 사랑으로 화합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수의 부활은 미움과 폭력 대신, 용서와 사랑의 가치를 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7일 바티칸에서 신자들을 맞아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대신 형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가난을 살아가는 마음 묵상”
김주영 시몬 천주교 춘천교구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꽤 많은 것을 소유합니다. 할인하면 당장 필요치 않아도 사서 쟁여두고, 물건에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며 사들입니다. 소유한 것들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면 왠지 모를 죄책감과 많은 물건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소비가 미덕이라고 외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건을 사지 않고 사는 삶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검박한 삶을 영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물건을 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에 시간을 들이지 않고, 그 잉여의 시간을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데 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세상을 향한 헌신으로, 우리의 내적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분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응시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나의 삶 속 일상으로 옮겨 놓을 때 우리는 진정한 성체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경쟁 법칙과 잉여 숭배에 동참하지 않고, 낭비로부터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으로 가난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체와 가난의 삶에 대한 응시와 묵상과 실천으로, 삶을 영적 풍요로움으로 가득 채우시고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시길 희망합니다.

“여전히 유효한 평화의 인사”
조규만 바실리오 천주교 원주교구장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르 16:6)

주님의 부활은 우리 교회의 출발점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자 뿔뿔이 흩어진 제자들 모두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우리 인류의 행복한 삶의 실현입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어 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시간 속에 살면서도 영원을 이야기하며 죽음을 넘어 희망하고 있습니다.

부활이 없었다면 주님의 모든 삶은 불의하고 억울한 십자가의 죽음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시지프스의 신화보다 더 부조리하고 인류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없었을 것입니다.

부활은 미움과 폭력과 죄에 대한 사랑의 승리입니다. 제자들은 다락방 벽을 뚫고 나타나신 주님에 대한 기쁨으로 두려움을 이겨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에게 ‘평화’를 인사하셨습니다. 주님의 ‘샬롬’(평화의 인사)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기뻐합시다. 알렐루야!

“용서·화합 이루는 사랑 실천”
양명환 강원기독교총연합회장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3000교회와 154만 강원도민 위에 함께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부활절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부활하신 은혜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현 시대는 갈등과 분열이 만연해 있습니다. 이념·세대·양성 갈등 등 화합을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님은 갈등을 조장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에 자신을 못 박고 조롱하는 군사들을 향해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갈등을 끝내고 화합하는 길은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앞에 있습니다. 정치 이념으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사랑과 용서를 통해 화합을 이루고 일 잘 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합니다.

화합하는 강원도가 되어 당면 현안이 잘 이뤄지고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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