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 젊은 감각 더해져 입과 눈이 즐겁다
약과·강정 10여 종류 한과제조
국내 생산 재료 사용 소량 판매
비수기 한과체험장 운영 인기

   
▲ 소량으로 한과를 만들수 있도록 기본적인 기계 몇 종류만 갖춘 단실한과 공장 외부 모습.
   
▲ 국내에서 생산된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는 단실한과의 ‘청옥’. 가격은 5만원.

“내가,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좋은 재료에 정성을 담아 고운빛깔 단실한과를 만들어요”

동해시 유일 한과 업체인 단실한과(대표 김경정)는 6년 전인 2010년 다붓한 시골마을인 단봉동 단실가원길에 둥지를 틀고 십여 종류의 한과를 제조하고 있다.

단실한과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대표를 맡아 직접 한과를 만들고 판로 개척에 힘쓰고 있다.

물론 그 뒤에서는 창업자인 어머니 임명희 씨가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주고 있다.

김경정(32·여) 단실한과 대표는 몇 해 전만해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젊은 세대였다.

하지만 단실 한과를 창업해 운영하던 임명희 씨가 동해시의원에 당선되면서 김 대표에게 사업을 이어 받을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김 대표는 어머니에게 한과 제조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 받았다.

단실한과의 맛은 그대로 유지한 데다 여기에 김 대표의 젊은 감각이 더해지면서 한층 더 곱고 예쁜 한과가 탄생했다.

김 대표는 간혹 수도권에서 대량 납품 주문도 들어오고 있지만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 김경정 단실한과 대표가 한과를 제조하고 있는 모습.

단실한과의 경우 대량으로 제조하게 되면 본연의 부드러우면서 차진 식감과 기름 내 같은 잡내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루에 수천 개씩 한과를 만들어 보내다 보면 제품의 맛이 떨어질까 염려스럽다”며 “판매실적 보다 고객들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실한과 고유의 맛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실한과는 명절 제사나 혼례에 올리는 귀한 전통음식인 만큼 건과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 재료로 엿강정류, 산자류, 강정류, 약과류, 정과류를 만든다.

공장에는 대량 생산 시설보다 소량으로 한과를 만들수 있도록 기본적인 기계 몇 종류만 갖추고 있다.

강정류는 백련초, 단호박, 뽕잎 가루를 섞은 찹쌀 가루로 빚어 흰색을 제외한 자주, 노랑, 녹색 등 3가지 색의 고운 빛깔을 자아낸다.

또 들깨와 검은콩 강정, 곶감 호두말이, 호두강정, 아몬드 강정, 약과, 산자(과줄·박산)는 반지러운 때깔 만큼이나 맛도 일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초록은 3만5000원, 청옥은 5만원, 무릉은 8만원에 판매된다.

사실 단실한과가 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기까지는 창업자 임씨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에는 10개를 하면 1~2개를 제외하고 모두 버렸다.

기름 냄새와 함께 눅눅한 식감이 남아 판매 제품으로서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백번 실패를 거듭하면서 창업의 후회도 많이 했지만 이를 악물고 5년간 연구에 몰두한 결과, 지금의 명품 단실한과가 만들어졌다.

김경정 대표는 “어렵게 비법을 터득한 단실한과인 만큼 좋은 재료 사용 등 정직한 경영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쌓아가겠다”며 “한과의 경우 작은 실수에도 맛과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명품 한과 생산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임명희 씨는 “지금은 비록 의정활동으로 바빠 딸이 경영을 하고 있지만 향후 우리 조상들이 먹던 과자를 널리 알려 아이들이 모두 잘 먹는 간식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작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단실한과 공장은 한과가 덜 나가는 비수기 기간에는 체험장으로 활용된다.

단실한과는 연중 신청을 받아 알록달록 채소 한과 만들기를 주제로 한과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과 체험프로그램은 4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참가비는 1인 1만원으로 저렴하다.

동해/조병수 chob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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