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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고 싶은 것,잘 할 수 있는 것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데스크 2019년 10월 21일 월요일 10 면
▲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 서신구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20여년전 강원도가 의료기기와 바이오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고 했을 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전통 제조업도 변변치 않은데 첨단산업을 육성한다는 게 가당치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숱한 난관에도 지자체의 전략,업계의 기업가정신,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등 유관단체 지원이 어우러져 의료기기와 바이오는 강원도 대표 산업이 됐다.최근 강원도는 주력산업 쇠퇴,기존 전략산업의 성장세 둔화조짐에 대응해 이모빌리티,수열에너지,수소분야를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제시했다.특히 지난 8월 횡성에서 첫 삽을 뜬 이모빌리티산업은 강원형 일자리 상생모델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물론 성공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기존 완성차업체와의 경쟁열세,안정적 수요확보의 불확실성,연관산업기반 취약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새로운 전략산업 육성이 시급하지만 디테일이 강하지 않으면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만큼 꼼꼼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미리 위축돼서도 안된다.우리에게는 의료기기와 바이오산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이런 경험을 되살리고 산학관이 협력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산업정책방향은 사람,돈,기술 등 경제자원을 근간으로 짜여지고 현재 경제자원 배분도 산업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기에 새로운 전략산업은 오늘과 내일의 상호작용속에서 성패가 결정된다.제4차 산업혁명시대,미래 산업정책은 정보통신기술,신기술 융합 등에 기반한 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겠지만 이것이 앞으로 도래할 세상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첨단산업이 요구하는 가용자원이 제약된 지역은 오히려 지금당장 이용가능한 자원이 풍부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다.강원도의 경우 농림수산업이 그런 분야중 하나다.기르는데(1차산업) 그치지 말고 이를 가공한 후(2차산업) 유통과 판매(3차산업)까지 묶는,소위 농림수산업의 6차 산업화를 이룬다면 강원도를 풍성하게 할 전략산업이 될 수 있다.첨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시가총액보다 스위스 식품업체인 네슬레의 시가총액이 크다는 점은 이를 보여준다.

농림수산업의 6차 산업화 여건은 강원도에 유리하다.강원도산 농림수산물의 청정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돼 있고 기후변화,재배·양식기술 발달 등으로 품목과 품질 또한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다.수요를 보더라도 1인가구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되고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조리편리성과 영양을 갖춘 가정간편식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이런 여건에 비해 강원도의 준비는 다소 미흡해 보인다.2017년 강원도 총생산액 중 농림수산업 비중은 5.3%,농림수산물 가공업 비중은 2.5%로 농림수산업대비 가공업 배율이 0.47에 그쳐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또한 동 배율이 상승추세에 있는 타시도와 달리 강원도는 하락하고 있다.강원도에서 난 나물과 쌀을 이용해 가정간편식으로 가공된 나물밥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기간 중 도시락으로 제공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이를 판매하는 전문식당도 여러 곳에서 성업 중이다.먹어보니 강원도의 향이 나고 정말 맛있다.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간편식을 위탁받아 제조한 곳이 도내 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화천과 산천어,강릉과 커피는 본래 관련이 없었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지역의 아이콘산업이 되었다.하물며 우리가 풍부하게 갖고 있는 자원에 아이디어와 적절한 지원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대박산업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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