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무기한 총파업 첫날]
대입 면접·논술 차질 걱정
병원 방문 시민들도 불만
열차 대신 버스시간 확인

[강원도민일보 홍성배·남미영·구본호 기자]전국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이 시작된 20일 오전 춘천역.역사 내에는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축소를 걱정하는 시민들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니 임시 시간표를 확인해달라’는 알림판과 열차 시간표를 알리는 표가 큼지막하게 게시됐다.역사 전광판에는 빨간색 글씨로 철도노조 파업을 알리는 내용이 공지됐고,파업에 따른 열차 감축을 알리는 안내방송도 수시로 나왔다.

시민들의 불편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나타났다.대부분 시민은 파업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미처 몰랐던 시민들은 변경된 시간표에 어쩔줄 몰라했다.또 파업 여파로 열차 운행이 중단돼 불만을 표출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춘천역에서 만난 김진형(19)군은 “대입논술시험을 앞두고 서울로 통학하고 있는데 매일같이 타던 열차(오전 10시23분) 운행이 중단돼 1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며 “수험생들은 면접이나 논술 때문에 이 시간대에 ITX를 많이 이용하는데 왜 하필 이 시간대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원주,강릉 등 열차가 다니는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원주역은 일대 택시 승강장과,로비,대합실 모두 눈에 띄게 한산했다.열차 운행 안내판에는 철도 노조 파업에 따른 ITX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일부 열차 운행 중지를 알리는 내용이 공지됐다.일부 운행가능한 열차 승객들은 안도하면서도 원주로 돌아오는 열차 운행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원주에 거주하는 한모(68)씨는 “당장 서울 병원에 예약이 된 상태라 열차를 타고 올라는 가는데 내려올 일이 걱정이다”며 “혹시 몰라 가족들이 원주로 내려오는 버스시간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릉에서도 강릉~서울발 KTX가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파업전 평균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됐으나 파업이 시작되면서 2시간에 1대꼴로 운행되자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

강릉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심모(75·여)씨는 “서울에서 온 손님들이 관광지 등을 물을 때 안내하곤 했는데 파업이 시작되면서 관광객들이 눈에 띠게 줄어든 것 같다”며 “철도파업이 빨리 끝나 강릉을 찾는 외지 손님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강릉역 앞에서 열차 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도 1~2대가 보일 뿐 길게 줄을 서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홍성배·남미영·구본호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