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수원 거론
가용 용수 파악·대응책 발굴
시 “댐 피해 주민 반감 우려”

▲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이 수문을 개방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이 수문을 개방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속보=정부가 화천댐 용수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기로 결정(본지 2월26일자 2면)하자 춘천시가 소양강댐 지키기에 나섰다. 원주에 들어서는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처로 소양강댐이 꾸준히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본지 취재 결과 춘천시는 최근 K-water 측에 문의, 소양강댐 용수 계약률과 가용 용수 규모를 확인하고 소양강댐 용수가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로 유입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했다. 현재로서는 소양강댐 용수가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이후 진행 상황이 구체화되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 발굴에도 나섰다.

춘천시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화천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처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화천댐 용수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 공급하는 안이 담긴 1차 댐관리기본계획을 지난달 의결했다. 환경부는 단기 방안으로 팔당댐 여유 수량을 끌어다쓰고 장기 방안으로 화천댐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천댐 용수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사용되자 춘천시도 다급해졌다. 춘천시 관계자는 “화천댐 물을 용인에 쓴다는 말이 있었지만 정부가 정말 그렇게 결정할 줄은 몰랐다”며 “소양강댐 역시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처로 계속 얘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더욱이 강원도가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화천댐을 주수원으로 쓰고 소양강댐을 보조수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어서 이번 정부 결정에 따라 춘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강원형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체화 되지 않은 상황이고 소양강댐의 용수 계약률이 96%에 달해 가용 용수가 4%에 불과한 데다 80㎞에 이르는 수로건설에만 3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소양강댐 용수를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현재까지 춘천시 판단이다.

춘천시 입장에서 소양강댐 용수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춘천시는 K-water와 물값 지급 여부를 두고 20여 년 간 갈등을 빚어왔다.

또다른 춘천시 관계자는 “지금도 소양강댐 물을 돈을 주고 써야한다는 점에 반감을 갖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며 “댐 건설로 인한 피해는 춘천이 오롯이 감당하고 정작 물은 다른 지역에서 쓴다고 하면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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