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공보의 차출 운영 차질 보건지소
삼척 미로보건지소 1명 파견
인근 보건지소 공보의 순회 진료
의료공백 대책 요원 주민 불안

▲ 정부의 지역 근무 공중보건의 차출 조치로 인해 삼척 미로보건지소 공보의 1명이 파견된 가운데, 13일 보건지소 입구에 매주 수요일 하루만 진료를 본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구정민
▲ 정부의 지역 근무 공중보건의 차출 조치로 인해 삼척 미로보건지소 공보의 1명이 파견된 가운데, 13일 보건지소 입구에 매주 수요일 하루만 진료를 본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구정민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 각 지역 공중보건의(공보의)가 차출되면서 강원도 농어촌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보건소 운영에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13일 오전 삼척시 미로보건지소. 입구에는 평상시 못보던 안내판이 눈길을 잡았다. 안내판에는 ‘공중보건의사 파견으로 매주 수요일만 진료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삼척지역 공보의 8명 가운데 미로보건지소에서 근무 중인 공보의 1명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차출되면서 미로보건지소는 내달 7일까지 한달여간 매주 수요일 하루만 의과 진료를 보게 됐다.

수도권 등 큰 도시에서만의 문제일 것으로 인식해온 주민들은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시골마을 공공의료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전에는 인근 신기보건지소 파견 근무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 월·수·목·금요일 등 주 4일 운영됐다. 신기보건지소에서 한방만 운영하다 보니, 미로보건지소 의과 공보의가 매주 한 차례 파견 근무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1일 미로보건지소 공보의 1명이 차출되자 지역 공공의료 공백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공백은 근덕·노곡 보건지소 공보의가 채우는 방식으로 일부 운영 계획이 변경됐지만 자칫 의료공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요원한 실정이다.

한 주민들은 “의료공백 사태가 언제 해결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달간만 공보의가 자리를 비운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

근덕 보건지소 공보의는 앞으로 한달여간 매주 수요일마다 미로보건지소로 파견 근무하고, 노곡 보건지소 공보의는 매주 화요일마다 신기 보건지소에서 근무한다. 미로 주민들은 모두 1700여명으로, 겨울철 환절기 등에는 적지않은 환자들이 지역 보건지소를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 평상시에는 하루 평균 10명 안팎의 주민이 찾고 있지만, 어르신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고혈압과 당뇨, 관절 등 만성질환자들이 적지않아 공보의 공백 현상이 지속될 경우 주민 불편은 불가피하다.

주민 A씨는 “농번기인 요즘 1주일에 한 번만 보건지소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지역 공공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공보의 B씨는 “공보의 입장에서 어디에서 근무하던 근무 시간은 달라지지 않지만, 주민들은 항상 있던 공보의가 없는 것만으로도 불안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속히 이번 사태가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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