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원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자 모두가 고령층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제때 대피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번지는 화재의 특성상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령층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경우, 직접 진화보다는 즉시 현장을 피해야 합니다. 가정집에서 발생한 화재에 소방 당국이 적기에 인명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방 활동과 신고 체계를 더욱 세밀하게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고령층 인명 피해는 우려할 만한 수준입니다. 올해 도내 화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총 7명이 발생한 가운데, 모두 만 65세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4시 28분쯤 원주시 소초면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30여 분 만에 꺼졌으나, 87세 노인이 숨지고 주택 97㎡가 전소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8시 29분쯤 춘천시 신북읍 한 비닐하우스에서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가 화재 진압 도중 쓰러져 있는 77세 어르신을 발견했습니다. 심정지 상태의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습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총 420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중 부상자도 41명 중 20명이 만 65세 이상입니다. 노인들이 화재 안전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령층의 피해가 큰 이유는 ‘거동 불편으로 인한 이동 제한’입니다. 소방관들이 아무리 일찍 도착해도 10여 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어르신들은 화재 발생을 인지하더라도 현장에서 탈출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령층 화재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강원 도내 어르신들은 도시 외곽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안에는 자녀 등 젊은 동거인이 없고, 노부부가 거주하거나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적으로도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20% 이상이 독거하는 것으로 파악돼 화재 안전 대책이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소방 당국과 지자체는 노인 인구 증가와 이들의 주거 특성을 고려해, 화재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수시로 가정을 방문해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불이 나더라도 신속히 신고해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사용하기 편한 진화 장비를 비치해 교육하고, 필요하다면 비상벨을 설치해 조기에 대응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