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현 감자아일랜드 대표
▲ 김규현 감자아일랜드 대표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일본의 도시 어디를 가도 현지 일본인 만큼이나 한국 사람들이 우글거린다.

지리적, 문화적으로 맞닿아 있는 탓에 일본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표적인 해외여행의 목적지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유독 더 많은 사람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던 우리는,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물밀듯이 공항으로 흘러갔다. 다만 비행기 가격이 그전보다는 두배 가까이 올랐다.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의 로망도 이제는 여의찮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값이 올랐음에도 지불할 만한 정도의, 비교적 만만한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이렇게 도착한 일본에는 맛있는 음식이 넘쳐난다. 여기에 불을 지피는 ‘엔저 현상’은 우리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만들며 미식의 세계로 인도한다.

오사카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는다. 도쿄에서는 ‘라멘’을, 또 ‘소바’를 먹는다. 일본식 주점에서는 ‘야키토리’라는 닭꼬치를 맛보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다시 마주한 일본의 식문화에는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진다.

이자카야 형태의 일본식 주점은 예로부터 주점업 시장의 대표적인 키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아 왔다. 그리고 요즘은 주점 거리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홍대, 인계동, 둔산동, 부평 등 대표적인 유흥거리에서는 한 블록에도 서너개의 일본풍 가게들을 볼 수 있다. (최근에 방문한 대전 유성구의 한 술집거리에서는 오사카의 명물인 ‘글리코상’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대형 간판도 보았다) 이렇듯 현재 대한민국 외식과 주점업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가 ‘일본’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다만 예전부터 존재해 온 일식당, 이자카야와 다른 점은 ‘가성비’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좋지 않은 경기 상황을 반영하며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MZ세대를 겨냥하기 때문일까.

감히 주장하건대 현재 술집이나 음식점을 창업하는 데의 성공 공식은 “가성비 좋은 일본풍 매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트렌드의 변화가 워낙 빠른 시장이다 보니 언제 또 이 키워드가 잠잠해질진 모르겠다.

그럼 나는 오늘 트렌드에 발맞춰 야키토리에 하이볼 한잔하고 잠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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